6월부터 시작되는 17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둘러싸고 여야 각 정당의 물밑다툼이 벌써부터 가열되고 있다. 국회의장을 두고는 여당 내 후보들간 다툼이 치열하고,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자리싸움도 달아 오르고 있다.
상임위원장직 배분을 둘러싼 여야간 기싸움도 커 원구성 협상이 법정기한(의장단 5월24일, 상임위원장단 5월26일) 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선 국회의장을 놓고 열린우리당 내 경쟁이 뜨겁다. 의장은 본회의에서 투표로 결정하도록 돼 있지만 통상 당내에서 후보를 교통정리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여당 내 조율이 쉽지 않아 최악의 경우 당내 경선을 통해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김덕규(5선) 국회부의장과 임채정(4선) 의원이 강한 의욕을 보이며 경쟁하고 있다. 김원기 현 의장이 연임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것도 변수다.
김 부의장측은 “여야를 두루 아우를 수 있는 품성과 행정중심복합도시법 처리 과정 등을 통해 원만한 국회 운영 능력을 인정 받고 있다”며 “결정적 흠결이 없다면 다선 순으로 의장을 맡는 것이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임 의원측은 “후반기 때는 정치적 혼란 여지가 큰 만큼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같은 의장단에 속하는 전반기 부의장이 후반기 때 의장을 한다는 것은 연임과 마찬가지”라고 맞서고 있다. 양측은 끝내 조율이 안될 경우 당내 의원총회에서의 경선도 마다하지 않을 태세다.
김원기 의장측도 “만약 경선이 벌어진다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여당 의원들이 뜻을 모은다면 마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내심 추대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2명의 국회부의장에는 여당에선 이용희, 장영달 의원 중 한명이 유력하고, 한나라당에선 이상득 의원이 유력하다.
상임위원장에는 재선급 의원들의 진출이 점쳐지고 있다. 우리당 원내지도부가 “전반기 때 위원장을 맡았던 의원들은 배제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3선 이상 의원들이 대부분 위원장을 했기 때문에 우리당에선 김태홍 유인태 원혜영 정장선 등 재선 의원들이 거명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3선 의원들 중 위원장 경험이 없는 김영선, 권오을 의원을 비롯 재선인 전재희, 이한구 의원 등도 오르내린다.
특히 여야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충돌하고 있다. 또 한나라당이 의석 변화를 들어, 현재 8개인 한나라당 몫 상임위원장 자리를 9개로 늘릴 것을 주장하지만 우리당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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