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사우디 아라비아 방문을 계기로 원유 수출입 관계에 머물던 양국 관계가 안보문제까지 논의하는 전략적 협력 관계로 심화하고 있다.
후 주석은 22일 리야드에서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고 사우디 국영 아람코와 중국 SINOPEC간 천연가스 공동개발과 푸젠(福建) 및 칭다오(靑島) 정유시설 합작건설 등을 포함하는 경제협력에 합의했다. 사우디 국영 통신사인 SPA는 “국방 안보 체계에 관한 계약도 성사됐다”고 전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후 주석은 22일 사우디의 SABIC사를 방문해 53억 달러에 이르는 SABIC의 대중 투자 사업을 성사시키고, 23일에는 아람코 본사를 방문해 자원 외교를 강화했다. 또 알 왈리드 왕자 등 사우디 재계인사를 만난 뒤 알 아티야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과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문제를 협의했다.
이번 방문은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서 양국 관계가 새 단계로 비약하는 계기라 할 수 있다. AP통신은 “사우디가 아시아 주요 국가들로 눈을 돌려 안정적인 원유 소비시장을 다지는 전략적 선회를 하고 있다”면서 “특히 대중 관계 심화는 미국에 사우디에게 미국이 아닌 다른 ‘대안’이 있음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1990년 양국 수교 이후 사우디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아지즈 국왕이 올 1월 중국을 전격 방문하면서 예견됐었다.
중국은 지난해 2,218만톤의 사우디산 원유를 들여오는 등 수입원유의 17%를 사우디에 의존하고 있다. 또 올 1, 2월 두 달 동안 양국 무역액은 2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하는 등 양국간 무역도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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