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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위미노믹스

입력
2006.04.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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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간부가 많은 회사가 투자관리 업무에서 이익을 더 많이 낸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미국의 한 경영자문회사 조사에 따르면 특히 의사결정을 하는 고위 집단에 여성 분포가 클수록 그렇다는 것이다.

단순히 여성 차별을 금지하고, 기회 균등을 보장하는 사회적 배려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결과가 아니라는 게 조사 결과의 요체다. 남성과 여성의 혼성 조직이 문제해결 및 외부 위협 대처 능력에서 더 뛰어나며, 여성은 팀 운용과 커뮤니케이션에서 남성보다 우월하다고 지적되기도 한다.

■개별 투자 성과로 보더라도 보통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다고 한다. 메릴 린치 조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과신이나 과욕에 좌우되는 경향이 훨씬 낮고, 따라서 횟수나 규모에서 과도한 거래를 피하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여성의 기질적 특성이 경제활동에 유리한 경우를 설명하는 사례들이다. 나아가 앞으로 사회적 경제적으로 여성의 기여와 활약이 더 우월하게 펼쳐질 수밖에 없다는 통계와 실증자료들도 구체적으로 거론된다. 가령 미국의 경우 학교에서 여학생들의 성적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은 일관된 현상이고, 대체로 선진국 대학 졸업자의 절반 이상은 여학생이 차지한다는 것이다.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여성 인력의 경제적 가능성과 잠재력을 진단하면서 ‘여성경제 (womenomics)’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화 저출산에 따른 노동력 부족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길이 여성 인력 가용성의 확대이고, 이는 엄청난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단적으로 “세계경제의 앞날이 여성에 달려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말한다. 그러려면 역시 육아와 취업을 병행할 수 있는 제도와 여건이 필수적이다. 여성 취업률이 높은 나라일수록 출산률도 더 높다는 ‘역설적’ 통계가 이를 말한다.

■사상 첫 여성 총리가 나오게 된 우리의 경우도 돌발적 현상으로 치부할 일은 아니다. 학생으로 성인으로 학교와 사회에서 남성과 동등한 능력과 지위를 쌓아 온 자산과 경험, 각성의 산물일 것이다.

세계적으로 대통령이나 총리 등 행정수반급 여성지도자가 12개국에서 활약 중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때로는 강하고 때로는 유연한 실리주의의 경향”이라고 한다. 한 총리 스스로도 “여성적인 리더십은 부드러움과 강인함, 배려와 섬김의 조화”라고 했다. 지켜볼 일이다.

조재용 논설위원 jae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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