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57) 민주당 사무총장이 기초단체장 공천신청자로부터 수억원을 받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21일 전북 김제시장 출마예정자인 최락도(68) 전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공천 청탁과 함께 현금 4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조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최씨도 출국금지한 뒤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20일 오후 9시50분께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G호텔에서 최씨로부터 “김제시장 민주당 공천을 받도록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 2억원씩이 든 사과상자 2개를 받은 혐의다. 조씨는 트렁크에 사과상자를 실은 채 자신의 그랜저 승용차를 몰고 G호텔을 떠나다가 제보를 받고 현장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는 이날 오후 8시20분께 G호텔 지하1층 식당에서 최씨를 만나 함께 식사하던 중 최씨에게 자신의 승용차 열쇠를 줬고, 최씨는 호텔 주차장에서 기다리던 측근 신모(51)씨와 수행비서 문모(42)씨에게 조씨의 차 열쇠를 준 뒤 신씨의 차 트렁크에 있던 현금상자를 조씨의 승용차로 옮기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경찰에서 “트렁크에 선물을 실어준다고 해서 차 열쇠를 줬을 뿐 사과상자 안에 돈이 들었는지는 전혀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앞서 최씨는 15일 측근 신씨에게 현금 4억원을 준비하라고 지시했으며, 신씨는 문씨와 함께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려 20일 오후 1시30분께 김제시 시민운동장 테니스장 부근 주차장에서 사과상자 2개에 2억원씩 나눠 담고 테이프로 봉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신씨가 현금상자를 준비하자 이날 오후 신씨의 승용차에 현금상자를 싣고 신씨와 함께 상경했다.
16대 국회에서 민주당 전국구 의원을 지낸 조씨는 현재 민주당 중앙당 공직후보자자격심사특별위원과 공천재심위원장을 맡고 있고, 12ㆍ13ㆍ14대 의원이었던 최씨는 이번 5ㆍ31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김제시장 공천을 신청했다. 최씨는 1995년 지역은행으로부터 20억원의 대출을 알선하고 6,000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구속기소 돼 실형을 선고 받았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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