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가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최근 몇몇 대기업에 중수부장과 수사기획관을 사칭한 전화가 잇따라 걸려오고 있다는 것. 현대차 그룹 수사의 불똥이 튈까 조마조마하고 있는 기업들의 움츠러든 심리를 이용해 뭔가 얻어내려는 자들의 짓이거나, 장난 전화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23일 기자들에게 사나흘 전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어느 변호사가 전화해 다급한 목소리로 “○○회사 사장 휴대전화 번호를 왜 알려고 하십니까”라고 묻더라고 했다. 채 기획관이 “그게 무슨 말이냐”고 되물으니 그제서야 안심한 듯 “혹시 ○○회사에 전화한 적 없습니까”라고 했다.
내용인즉 ○○회사에 사장 휴대전화를 묻는 전화가 수사기획관 이름으로 걸려와 깜짝 놀란 회사 측이 그 변호사에게 부랴부랴 확인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채 기획관은 “대기업 고위 임원이 내가 통화하기를 원한다는 말을 전해 듣고 전화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누군가 내 이름을 팔아 사기 치고 다니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화는 박영수 중수부장에게도 걸려 왔다고 한다. 채 기획관은 “중수부장이나 내가 기업에 직접 전화하는 경우는 없다”며 ‘사칭 주의보’를 내렸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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