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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수사/ 정회장 父子 중 누가 총대 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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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수사/ 정회장 父子 중 누가 총대 메나

입력
2006.04.2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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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20일 검찰에 소환됨에 따라 현대차 그룹 비자금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다음주 초 정몽구 그룹 회장만 조사하면 수사는 사실상 끝난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이 정례 브리핑에서 정 회장 부자(父子) 가운데 적어도 1명은 구속할 방침임을 내비쳐 사법처리의 윤곽도 어느 정도 드러났다.

재벌 수사 관행상 총수 부자를 동시에 구속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문제는 한 명을 구속할 경우 누구냐는 것이다.

아들인 정 사장을 구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은, 법적 판단 외에 정몽구 회장의 구속이 현대차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현대차가 정몽구 회장 1인 중심으로 굴러가는 회사이기 때문에 정 회장 구속은 현대차 경영에 중대한 혼선을 초래할 것이라는 논리다. 정 회장이 현대차를 세계적 자동차 기업으로 발전시킨 공로가 있다는 점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현대가에선 1978년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특혜분양사건 때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대신해서 아들인 정몽구 사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검찰에 구속된 사례가 있다.

반면 정 회장이 구속될 것이라는 관측은 비자금 조성 뿐 아니라 편법 경영권 승계, 부채탕감 비리 등에 아들인 정 사장보다 그룹 총수인 정 회장의 책임이 클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이 총대를 맬 경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검찰이 연일 현대차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도 결국 정 회장 구속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정 회장이 2일 사전조율 없이 갑자기 미국 출장을 떠나 검찰을 자극한 결과일 수도 있다.

부자(父子) 동시 구속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세금을 내지 않고 편법적으로 재산을 물려주는 재벌의 악습을 끊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두산 사건 때도 박용성 회장의 아들인 진원씨는 기소조차 안 된 점에 비춰 가능성은 낮다.

최종 결론은 검찰 수뇌부가 수사 결과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비슷한 사건과의 형평성,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할 것이다.

따라서 수사 실무진의 의견과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전원 불구속 기소의 여지도 남아 있다는 것이다. 두산그룹 비자금 사건 때도 수사팀은 구속 의견을 올렸으나 수뇌부 회의에서 전원 불구속으로 가닥이 잡혔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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