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한국 성인 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2006 하나은행 FA컵 본선 토너먼트가 19일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FA컵은 성인 축구의 최강자를 가리고 우승팀에게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뜻 깊은 대회지만 지난해까지는 그 권위를 제대로 인정 받지 못했다. 프로축구 정규리그가 종료된 뒤 단일 대회 형식으로 치러져 프로 구단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대회의 권위를 강화하기 위해 유럽식 연중 토너먼트 대회로 운영 방식을 변경했다. 종전 대회가 연말에 치러졌던 탓에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그라운드에 섰던 선수들의 부담이 줄어들고 경기의 질과 보는 재미가 배가될 전망이다.
19일 전국 15개 구장에서 열리는 32강전에서는 예선을 통과한 아마추어 16개팀과 K리그 14개 팀이 단판 승부로 16강 진출을 가리게 된다. 지난 16일 앞서 열린 32강전 첫 경기에서는 인천한국철도가 승부차기 접전 끝에 수원 시청을 꺾고 16강에 선착했다.
연중 토너먼트로 대회 방식이 개편된 후에도 ‘아마추어 돌풍’이 지속될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사다. 지난해 대회만 해도 울산 현대미포조선이 부산, 대전, 포항, 전남 등 K리그 프로팀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진출하는 파란을 연출하는 등 역대 FA컵에서 프로팀이 아마추어에게 망신을 당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가장 흥미로운 16강 대진은 이날 오후 7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고양 국민은행과 울산 현대의 맞대결이다. 고양 국민은행은 지난해 K2리그(N리그 전신)에서 정규리그 최고 승점을 기록한 실업축구의 강호다. 고양 국민은행이 지난 시즌 K리그 챔피언이자 K리그 전통의 명가인 울산 현대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또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지난해 FA컵 우승팀 전북 현대와 올해 대통령배 우승팀 김포 할렐루야의 대진도 흥미롭다.
FA컵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팀은 2종클럽팀으로 유일하게 32강에 오른 봉신클럽. 봉신은 중소기업 직원들로 구성된 순수 아마추어 동호회 클럽으로 FA컵 본선에 세 차례나 오른 순수 아마추어 최강팀이다. ‘한국판 칼레의 기적’을 꿈꾸는 봉신은 K리그 신생구단 경남 FC를 상대로 ‘기적 창출’에 도전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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