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스 워드가 한국 땅에서 자랐다면...” 하인스 워드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방송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그만큼 혼혈인들에 대한 편견이 심했기 때문에 성공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행스럽게 그의 방문으로 반세기 동안 별로 거들떠보지 않던 혼혈인 문제가 별안간 우리 사회의 최대 이슈가 됐다. 언론에서는 연일 하인스 워드의 일거수 일투족을 담기에 바빴고 정치권에서도 혼혈인 차별금지법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한 명의 스타가 나라의 수십 년 숙제를 단숨에 풀기 시작한 것이다.
하인스 워드 신드롬을 보면서 1년 전, 벤처 기업인 안철수씨가 미국 유학을 떠나며 한 말이 귀에 맴돌았다. “빌 게이츠라도 한국에서 사업을 하면 성공하기 힘들다.” 지식산업에 대한 가치 인식이 부족한 한국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인재도 성공하기 힘든 현실을 꼬집는 말이었다.
남의 것을 베끼거나 제값을 주지 않는 풍토에서는 지식산업이 제대로 설 수 없다. 하지만 우리 나라처럼 가진 게 사람밖에 없는 나라에서는 소프트웨어, 콘텐츠 디자인 등과 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산업만이 유일한 살 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정보화 사회지수에서 우리의 고등교육은 열의로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1등이고, 향후 5년 뒤에도 1등이라고 한다. 이렇게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인재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길은 오직 지식산업뿐이다. 이제부터라도 지식정보를 소중히 여기고 이에 종사하는 사람을 대접하는 풍토가 마련돼야 한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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