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1~3월(13조8,100억원)에 비해 다소 증가했음에도 불구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은 4조100억원까지 치솟았던 2004년 1분기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60%나 급감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14일 올해 1분기 매출이 13조9,600억원, 영업이익이 1조6,100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8,8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늘었지만 영업이익(지난해 2조1,500억원)은 25% 감소했다. 순이익은 해외 법인 평가익이 더해지며 26%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반도체 부문이 낸드 플래시(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아 디지털카메라 등에 사용되는 메모리) 가격 하락과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매출 4조3,300억원, 영업이익 1조1,2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 19% 감소했다.
정보통신 부문도 매출이 2005년 1분기에 비해 5% 줄어든 4조5,900억원, 영업이익은 45% 급감한 4,600억원을 기록했다. 휴대폰 판매량이 1분기 중 총 2,900만대에 달해 분기 실적으론 최대치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대당 채산성이 크게 악화한 셈이다.
디지털TV, 컴퓨터 등을 맡고 있는 디지털미디어 부문도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 줄어든 1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을 제조하는 생활가전 부문은 매출이 6,9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3%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80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5개 사업 부문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한 부문은 LCD다. 전체 시장이 커지며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은 2조6,800억원으로 41%, 영업이익은 1,100억원으로 367% 증가했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전무)은 “환율이 연초부터 급격히 하락하는 등 경영 환경이 나빠져 실적이 다소 저조하다”며 “그러나 2분기엔 턴어라운드(상승 반전) 징후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낸드 플래시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견인 효과, 고부가가치 D램의 판매 호조, 다양한 고기능 슬림폰 출시 등을 ‘징후’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은 환리스크를 미리 대비하는 데다 외국산 설비 투자가 많은 전자 산업의 경우 오히려 환율 하락에 따른 수혜를 입기도 한다”며 “특히 매출이 늘었는데도 이익이 감소한 것은 환율 하락과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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