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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떠나자 -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 석양의 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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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떠나자 -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 석양의 왈츠

입력
2006.04.1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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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있고 바다가 있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림의 산이고 인파로 북적이지 않는 이국의 바다다. 일상을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그 여유에 감사할 일이다. 거기에다 오감(五感)을 만족시켜 줄 자연의 선물이 펼쳐져 있다면 더할 나위 없으리라.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ㆍ코타) 라는 생소한 이름의 이국 땅이 그랬다. 말레이시아 본토가 있는 말레이 반도 동쪽의 보르네오섬 북쪽에 있는 곳이다. 말레이시아 사바(Sabah)주의 주도(州都)라고 한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비밀남녀’에서 30억 원의 횡령을 꿈꾸던 은행원 권오중이 ‘한 건 하고 도피해 살아갈 유토피아적 피난처’로 입에 올렸던 곳이기도 하다.

직접 찾아 본 그곳은 그런 허황된 꿈이라도 꾸게 할 만한 곳으로 다가왔다. 단순한 남국의 이국적 해변만이라면 그렇지 않았겠다. 하지만 코타는 여유롭고 차분한 열대 바다, 다양한 해양스포츠, 천혜의 자연을 품에 안은 산, 강물 따라 흐르는 래프팅, 골프까지 다양한 여행 거리가 펼쳐진 곳이었다.

망중한의 해변… 섬들

코타에도 괌이나 사이판, 세부 등의 이국적 해변과 그에 맞닿은 리조트가 있다. 그러나 고만고만한 열대 비치만을 떠올리기엔 어딘가 아쉽다. 이곳은 뒤늦게 휴양지로 개발된 까닭에 붐비지 않고 때도 덜 탄 남국의 해변을 갖고 있다. 소란스럽지 않은 열대 해변에서 상념에 잠기거나 가족과의 여유를 찾기 위한 것이 여행의 목적이라면 비교우위가 있는 곳이다.

‘황홀한 석양의 섬’이라는 별칭처럼 해질녘이면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일몰도 장엄하다. 대자연이 선사하는 장관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해변가에 ‘선셋(Sunset) 바’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석양을 뒤로 한 채 바다에 몸을 담궈 보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스노클링을 비롯, 제트스키, 윈드서핑, 스쿠버다이빙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툰쿠 압둘라만 해양공원이라 이름 붙여진 5개의 섬들도 마음을 탁 트이게 한다. 해변에서 모터보트로 10여분 정도면 닿는 곳이다. 그 중 사피섬과 마누칸섬은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 편안하게 스노클링 등을 즐길 수 있다. 이름 모를 열대어와 산호초가 발 밑에 내려다 보이는 것은 물론이다. 물에 던진 식빵 조각 하나에 펼쳐지는 열대어의 생경한 군무 역시 매력적이다.

천혜의 산

남태평양이나 동남아의 유명 휴양지와 달리 코타에는 산이 있다. 키나발루산이다. 코타키나발루라는 지명은 키나발루산이 있는 도시(코타)라는 뜻이다. 그만큼 이곳을 대표하는 산이다.

해발 4,095m의 키나발루산은 동남아 최고봉이다. 리조트가 있는 곳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거리다. 1964년 주정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이후 체계적인 자연보호에 나섰고 최근에는 생태학적 가치 덕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고 한다. 저지대의 열대 경관부터 시작해, 온대를 거쳐 고지대까지 다양한 경관이 펼쳐진다. 훼손되지 않은 대자연의 면모로 손색이 없다. 고도에 따라 수목이 다르며 희귀식물도 지천이다. 운이 좋다면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인 라플레시아를 볼 수도 있다.

진정한 키나발루산 여행은 해발 3,353m에 위치한 산장에서 하룻밤을 잔 뒤 새벽 2시에 등산을 시작해 정상에서 일출을 보는 1박2일 코스다. 등산을 좋아하는 이라면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부담을 느낀다면 해발 1,563m의 관리사무소까지 차량으로 이동, 키나발루 공원을 2~3시간 둘러보는 트래킹만으로도 충분하다. 이국의 휴양지에서 산을 느끼는 것 자체가 선물이다.

또 하나의 보너스라면 골프다. 좋은 시설을 갖춘 탁 트인 골프장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골프장만 19개라고 한다. 특히 아열대 기후지만 저녁에 만날 수 있는 선선한 특유의 기후조건은 코타를 골프여행의 최적지라는 이미지를 갖게 만들었다. 야간 조명을 갖춘 곳도 있어 석양을 뒤로 한 채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야간 라운딩을 한다면 걱정거리가 골프공과 함께 날아가 버릴 듯 느껴질지도 모른다.

■ 여행수첩

항공편은 아시아나항공에서 인천~코타키나발루 직항 노선을 주 4회 운영한다. 말레이시아항공에서도 주 2회 운영한다. 비행시간은 5시간 정도다.

기온은 섭씨 21~32도로 전형적인 아열대 기후다. 하지만 일몰 이후에는 서늘한 편이고 낮에도 그늘에 들어서면 바닷바람 때문에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통화는 주로 말레이시아 링깃(RM)을 쓴다. 1링깃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0원 정도. 달러는 특급 호텔 등을 제외하곤 잘 사용되지 않는다. 출국 전 달러로 환전한 뒤 현지에서 링깃으로 교환하는 게 편리하다.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다.

숙박은 리조트가 다양하게 있다. 별 다섯 개 짜리 특급 리조트가 샹그릴라 탄중아루 리조트, 샹그릴라 라사리아 리조트, 수트라하버 리조트, 넥서스 리조트 등 4개다. 각기 장단점을 갖고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끼리 휴양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말레이시아 관광청 서울 사무소 (02)779-4422

코타키나발루(말레이시아)=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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