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의 본고장에 첫발을 내디뎌 꿈만 같습니다.”
지난 6일 이탈리아 밀라노 근교의 메다에 위치한 ‘자나’(이탈리아어로 요람) 전시회장에서 만난 안성호(38) 에이스침대 사장은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제품 판매 개시를 한달 앞둔 상황에서 현지의 평가가 예상보다 더 좋기 때문이다. 안정호(35) 시몬스침대 사장도 “첫 단추를 꿴 신생 업체임을 감안하면 아주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거들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가 침대의 본고장인 유럽진출의 깃발을 올렸다. 에이스가 49%, 시몬스가 50%를 투자해 지난해 10월 설립한 현지법인 ‘자나’가 다음달부터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다. 이미 23명의 현지 대리인(에이전트)을 확보한데 이어 현지 광고와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유럽 공략의 발판은 마련해 둔 상태다.
우선 침대틀과 화장대, 경대 등으로 구성된 침대세트 16종을 판매하기로 했지만 추이를 지켜본 뒤 현지공장 설립 등을 통해 매트리스 공급까지 한다는 복안이다. 현지 디자이너를 영입해 유럽 취향에 맞춰 일부 제품을 개조하고 ‘리도’ 등 현지 모델도 선보이는 등 발 빠른 현지화에 나서고 있다.
형제간인 두 회사 사장은 부친인 안유수(72) 에이스침대 회장 시절부터의 숙원인 유럽 진출을 고민해오다 2004년 의기투합,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했다. 유럽의 경우 각종 가구와 침대를 함께 생산하는 업체는 많지만 에이스 등과 같은 침대 전문 제조업체는 보기 드물다. 때문에 ‘플로’(flou) 등 유명 업체라 해도 1년에 1,2종의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고작이며 에이스침대 처럼 10여종을 한꺼번에 내놓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두 사장은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유럽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매트리스를 제외한 침대 세트의 경우 고가품 수준인 2,000~3,500유로(약 240만~420만원)의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며 올해 매출 목표는 100만 유로로 잡았다. 안성호 사장은 “내년에는 세계 양대 가구박람회인 독일 쾰른 전시회와 밀라노 전시회에 동시 출품, 시장을 더욱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밀라노=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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