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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삼일회계 압수수색/ 현대오토넷 의혹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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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삼일회계 압수수색/ 현대오토넷 의혹 추적

입력
2006.04.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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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삼일회계법인을 압수 수색하고 공인회계사들을 소환, 조사한 것은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이 본텍 지분 30%를 확보하게 된 경위와 현대오토넷과의 합병 과정에서 주식 가치가 부풀려지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일단 본텍이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들을 거쳐 사실상 정 사장의 개인 회사가 된 과정이 석연치 않다. 현대기아차에 오디오를 납품하던 본텍은 1999년 화의기업이 되면서 CRC인 윈앤윈21과 씨앤씨캐피탈(72.1%)의 손에 넘어간다. 이후 본텍은 2001년 1월 200대 1의 비율로 무상 감자를 실시, 납입자본 100억원 규모의 회사를 5,000만원으로 줄인다. 몸집이 가벼워 질 경우 인수ㆍ합병(M&A)은 더 쉬워진다. 본텍은 이어 같은해 11월 49억5,000만원(주당 5,000원)의 제3자 배정 유상 증자를 실시한다. 유상 증자에는 정 사장이 15억원, 정 사장이 대주주인 글로비스가 15억원, 기아차가 19억5,000만원을 투자한다. 이 후 본텍은 2002년 4월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정 사장이 참여하게 된 경위와 적법성 여부가 주목된다. 본텍과 사실상 아무런 관련도 없었던 정 사장이 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있었는지와 유상 증자가 계열사 편입 직전 이뤄진 점도 해명돼야 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기업 가치가 높아지자 정 사장은 지난해 8월 자신의 본텍 지분(60만주)을 독일의 지멘스에 570억원(주당 9만5,000원)에 매각할 수 있었다. 15억원을 투자한 후 불과 4년만에 555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이다. 물론 이는 그 동안 본텍의 납품량이 늘며 기업 가치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0년 1,168억원이었던 본텍 매출액은 지난해엔 3,330억원으로 급증했다.

검찰이 삼일회계법인을 압수 수색한 두번째 배경은 2월 현대오토넷이 본텍을 M&A하며 본텍의 주당 가치가 23만3,553원으로 산정된 것에 대한 적정성 여부다. 당시 정 사장이 대주주인 글로비스는 무려 1,401억원이라는 평가익을 봤다. 글로비스 주당 가치가 지난해 8월 정 사장이 매각할 땐 9만5,000원이었으나 6개월이 지난 2월 현대오토넷과 합병할 땐 23만3,553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그러나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대오토넷과 본텍 가치 평가는 상장기업의 비상장기업 합병 규정에 따라 적정하게 이뤄졌다”며 “정 사장의 본텍 지분 매각가와 현대오토넷의 본텍 합병 당시 평가액이 다른 점에 대해서는 다양한 사정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유가증권 인수 규정에 나오는 기준에 따라 평가를 진행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삼일회계법인이 한보철강 매각 주간사였다는 점에서 검찰이 현대제철(옛 INI스틸)과 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의 한보철강 인수 과정에 대해 칼을 들이 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시 한보철강 입찰가는 현대제철ㆍ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과 포스코ㆍ동국제강 컨소시엄이 똑 같은 9,100억원을 써 냈는데도 재입찰이 진행되지 않고 현대제철ㆍ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인해 당시 업계에선 입찰관련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12일 “삼일회계법인에서 압수한 자료는 현대오토넷 수사에만 한정된다”며 선을 그어 일단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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