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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키다리 아저씨' 김동주씨 각목다리로 수원~부산 여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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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키다리 아저씨' 김동주씨 각목다리로 수원~부산 여행길

입력
2006.04.1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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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나를 보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긴 각목 다리를 낀 270㎝의 키로 강원 춘천시내 곳곳을 누비며 주민과 관광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춘천 명물 ‘키다리 아저씨’ 김동주(52)씨. 일용직 노동자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일이 없는 날이면 각목다리를 끼고 시내로 나와 아이들과 관광객들에게 풍선을 나눠주며 즐거움을 선사해 왔다.

김씨가 13일 오전6시 맨발로 걷기에도 벅찬 수원-부산 간을 각목다리를 하고 40일 동안 걸어가는 힘겨운 여행을 시작했다. 2004년 TV에서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긴 장대 다리를 이용해 바다에서 그물을 걷어내는 장면을 보며 영감을 얻었다는 그는 14개월 간의 피나는 연습 끝에 이제는 각목 다리와 한 몸이 돼 자유자재로 걸을 수 있다.

수원역에서 부산 용두산공원까지 매일 6시간씩 15~16㎞를 걸으면서 그가 전하고픈 메시지는 무엇일까. “어차피 인생은 고해(苦海)다. 누구나 다 고생하며 산다. 나만 고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삶은 가치가 있다. 저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그의 삶에는 애달픈 사연이 있다. 10여년 전 충북 청주시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며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던 김씨는 축사 화재로 모든 것을 잃고 방황하기 시작했다.

노숙과 막노동, 술에 절은 세월에 가족들도 떠났다. 김씨는 5년간의 외롭고 고달픈 방황 끝에 힘겨운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기로 했다. 앞으로 장애인단체, 고아원, 양로원 등을 찾아 웃음을 주고 싶다는 그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를 기대해본다.

춘천=곽영승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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