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일주일의 여행을 마치고 중국에서 돌아왔다. 예상과 달리 공항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서울의 길은 차로 붐볐다. “일요일인데 왜 이렇지요?” 택시 기사에게 사정을 물어봤다. “봄나들이 나온 차들로 서울 시내 전역이 복잡하네요.” 대략 짐작이 간다. 황사가 교통체증도 만드는구나. 토요일 황사가 심해서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를 자제했다는 신문기사는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네이멍구 가축 증가와 농지 개간
사실 일주일 동안의 중국 출장은 황사 진원지의 하나로 꼽히는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의 사막 주변을 보기 위해 시작되었다. 우리가 답사한 곳에서 발생한 황사는 두 시간이면 베이징에 도착한다고 들었다.
그런 지역을 녹화하여 우리나라로 오는 황사를 줄여보겠다는 의지를 가진 한중미래숲 대표 권병현 전 중국대사의 요청으로 동행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보고 듣고, 자료를 찾아 나름대로 요약한 원인과 대책은 아래와 같다.
황사가 점점 심각해지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꼽는다. 하나는 기후 변화다. 이는 전지구적인 현상이라 대책도 매우 포괄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다른 하나는 황사 진원지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변화다.
이 부분에서는 다시 견해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중국의 사유재산 인정으로 갑자기 늘어난 가축의 수에서 원인을 찾는다. 배가 고픈 양과 염소가 풀뿌리까지 뜯어먹으면서 초지를 훼손함으로써 사막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대체로 중국 중앙정부가 옹호하는 주장이다. 왜냐하면 가축의 주인들은 대부분 유목에 삶의 근거를 두고 있는 소수민족이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초지가 농경지로 바뀌어 드러난 맨땅의 면적 증가에서 찾는 해석이다. 한족들의 진출로 나타난 초지의 토지이용 변화이기 때문에 소수민족과 비정부단체는 이 부분을 강조한다.
나는 이상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기온 상승과 가뭄의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늘어난 중국의 가축 수는 중앙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네이멍구 지역에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경작지는 소수민족과 비정부단체의 견해를 믿게 한다. 기후 풍토에 맞지 않는 경작의 포기와 토양 노출은 겨울이나 봄에 바람이 불면 쉽게 침식될 수밖에 없다.
●나무심기보다 초지 복원이 바람직
대책은 땅의 노출을 막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녹화사업이다. 다만 황사 진원지의 연 강우량이 400 ㎜(우리나라 대략 1,300㎜) 이하이기 때문에 나무가 잘 자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생존하더라도 과도한 증산으로 물의 손실을 더욱 불러온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현지 풍토에 적응된 초지의 복원이 바람직하다. 나무심기는 방풍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물이 흐르는 지역 가까이에 한정해야 한다.
더욱 필요한 것은 현지 주민들의 삶이 현지의 기후와 식생의 지속가능성 안에서 유지되어 온 이상 전통문화에 바탕을 둔 초지생태계의 복원이다. 기본적으로 황사의 원인은 남의 땅에 있기 때문에 국제협력의 지혜가 필요하다.
이도원ㆍ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