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 불리는 이강철 청와대 정무특보가 11일 청와대 근처인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섬 횟집’ 을 개업했다. “대통령 특보가 청와대 옆에서 식당 문을 여는 것은 윤리상 문제가 있다”는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개업은 조용했다.
이날 이 특보의 부인 황일숙씨가 손님들을 맞았으나 이 특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개점식도 갖지 않았고 축하 화환도 받지 않았다. 손님 중에 청와대나 여권의 고위 관계자의 모습도 볼 수 없었다.
황씨는 “남편에게 보름 정도 횟집에 오지 말라고 했다”며 “시간이 좀 지난 뒤 남편이 종종 횟집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 가격 정도의 회를 파는 섬 횟집은 실 평수 40여평 규모로, 널찍한 마루에 방 7개가 있어 최대 50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다. 이 특보의 초등학교 동창인 정모씨가 운영하던 갈비 식당을 리모델링 한 뒤 대구에서 7년간 횟집을 경영했던 황씨가 운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횟집 수입은 정씨와 이 특보측이 절반씩 나눈다고 한다. 황씨는 청와대 특보직이 무보수 명예직인 점을 들어 “먹고 살려고 횟집을 열었다”며 “남편이 생활비를 벌어다 주지 못하므로 장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횟집 개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이 특보의 공직관과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며 “고위공직자의 행동이라고 하기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미 이 특보를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으로 국가청렴위에 고발한 상태이다. 여당은 대체로 “특보는 공무원이 아니다”며 이 특보를 변호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굳이 청와대 옆에서 식당을 개업할 필요가 있느냐”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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