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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평 윤씨-청송 심씨 후손들 '400년만의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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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평 윤씨-청송 심씨 후손들 '400년만의 화해'

입력
2006.04.1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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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가까이 묘지다툼을 벌여온 조선시대 명문가 파평 윤(尹)씨와 청송 심(沈)씨 가문이 화해했다.

10일 파평 윤씨 대종회와 청송 심씨 대종회에 따르면 심씨 종중은 경기 파주시 광탄면 분수리 윤관(?∼1111) 장군 묘역(사적 제323호) 4만평 내에 조성한 조상묘 19기를 이장하고 윤씨 종중은 이장에 필요한 부지 2,500여평을 제공키로 지난해 8월 합의했다. 이에 따라 심씨 종중은 다음달부터 현재 묘지 인근지역으로의 이장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두 종중의 산송(山訟ㆍ묘지에 관한 송사)은 조선중기인 16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의정을 지낸 심지원(1593~1662)이 명당으로 꼽히는 윤관 장군 묘 바로 뒤에 부친 묘를 조성했다.

윤씨 종중은 이에 반발해 100여년이 1763년 심지원 묘를 일부 파헤쳤고 심씨 종중은 이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며 두 집안은 앙숙이 됐다.

윤씨과 심씨 집안은 조선시대 왕비를 배출한 대표적인 외척세력으로 당시 임금이던 영조는 고민 끝에 두 집안의 묘를 모두 인정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여기에 반발한 윤씨 일가가 “당장 심지원 묘를 이장해야 한다”며 상소를 올렸다가 장살(매를 맞아 죽는 형벌)을 당함으로써 두 가문간 원한은 더욱 깊어졌다.

두 집안은 1969년 7월에 양가 후손들이 화해각서를 교환하는 등 간간이 해결의 기미를 보였으나 모두 무산됐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후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양해각서가 체결됐고, 1월 유홍준 문화재청장 입회 하에 합의가 공인됐다.

윤씨 종중 관계자는 “392년을 끌어온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해 기쁘다”면서 “두 종중 모두 조상을 올바로 섬기려다 다투게 된 것일 뿐 원한은 없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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