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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경영차질 빚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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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경영차질 빚어질까

입력
2006.04.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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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비자금 의혹 등과 관련해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기로 함에 따라 그룹 안팎에서 경영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 동안 정 회장이 신규 투자와 경영전반에 대해 모든 결정을 내린 터여서 자칫 경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기획총괄, 국내외 판매 및 기획 등 부문별로 담당 부회장이나 사장, 부사장을 두는 조직체계다. 또 현대제철이나 현대모비스 등의 계열사들은 외형적으로는 개별 사장이나 부회장이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신공장 건설이나 신차 프로젝트, 신기술 개발 등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주요 사업은 정 회장이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 회장은 2002년 중국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반대 여론에도 베이징(北京)에 합작공장을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과거 캐나다에 공장을 세웠다 판매부진으로 6년 만에 문을 닫았던‘브로몽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준공한 것도 정 회장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이 최근 당진공장에 일관제철소 건립을 추진하게 된 것도 고(故)정주영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을 이루려는 정 회장이 강한 의지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경영 시스템은 업무의 추진력과 신속성을 꾀할 수 있지만 위험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당장 이 같은 경영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검찰의 이번 수사로 정 회장의 위상에 큰 변화가 오거나 지나치게 장기화할 경우 곧바로 글로벌 경영을 추구하고 있는 현대차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0일 현대차의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현대차의 앞길에 암운을 드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매출 기준 세계 7위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가 치열한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세계적 자동차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검찰의 현대차 그룹에 대한 수사는 현대차의 리더십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대비 71% 급증한 6억7,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현대차의 전체 매출은 미국 시장에서 8.7% 증가한 데 힘입어 11%, 기아차는 14% 각각 늘어났다. 현대차가 이같이 매년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은 미국 시장에서 일본 업체를 위협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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