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 할머니 물고기 할아버지
김성화 권수진 글ㆍ임선영 그림
창비 발행ㆍ9,000원
“나는 어떻게 세상에 태어났을까? 아빠, 엄마가 만나서? 그럼 아빠, 엄마를 낳아주신 할아버지,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 그렇게 계속 올라가면 누구와 만나게 될까?”
창비가 내놓은 ‘과학과 친해지는 책’ 시리즈 첫 권 ‘박테리아 할머니 물고기 할아버지’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품어보는 이런 의문에서 시작해 생명 진화의 역사를 탐험하는 책이다. 생물학을 전공한 동갑내기 친구인 저자들은 동화구연을 하듯이 이야기 보따리를 술술 풀어놓으며 딱딱하고 복잡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 과학의 세계로 어린이들을 안내한다.
1부에서는 500만년 전쯤 아프리카 숲 속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 ‘오스트랄로피테쿠스’(남쪽의 원숭이), 거기서 더 진화해 두 발로 완전하게 설 수 있게 되고 최초로 불을 사용한 ‘호모 에렉투스’(똑바로 서는 사람)의 삶을 알아본다. 또 동물을 구분할 때 사람 원숭이 호랑이 등이 속하는 포유동물(젖먹이동물)의 맨 처음 조상이 쥐였다는 놀라운 사실도 들려준다.
2부에서는 지구 상에 나타난 최초의 생명체인 박테리아와 원생 생물의 세계를 비롯해 물고기가 출현하고 이 물고기가 육지에 올라와 양서류, 파충류 등으로 진화해가는 과정을 훑어본다. 3부에서는 진화론의 주창자 찰스 다윈을 만나본다. 공부보다는 숲을 쏘다니며 생물채집 하기를 좋아했던 어린 시절, 비글 호를 타고 떠난 남아메리카 정글 탐험을 거쳐 마침내 진화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 ‘종의 기원’을 쓰기까지 과정 등을 들려준다.
이 책은 과학지식을 알기 쉽게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와 나를 둘러싼 주변 환경을 따뜻한 마음으로 돌아보게 한다. 진화생물학을 ‘나를 사랑하게 되는 마법의 과학’이라고 말하는 저자들은 어린 독자들에 대한 이런 당부의 말로 글을 맺는다.
“네가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심지어 아무 것도 안 할 때라도 너는 혼자가 아니야. 자연에 살아있는 식물과 동물과 옛 인류의 조상과 하늘의 별과 달과 우주의 모든 것이 너와 연결되어 있고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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