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스 워드(30)가 한국 전통문화에 흠뻑 젖었다.
워드와 어머니 김영희(59)씨는 9일 경기 용인 한국민속촌을 찾아 처음 접하는 갖가지 한국 문화에 신기함을 감추지 못하며 즐거워했다. 어머니와 함께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나들이에 나선 워드는 떡메를 직접 들고 떡만들기 체험을 하고 전통 혼례복을 입고 어머니에게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워드는 어머니와 안내인의 설명을 경청하며 한국 문화를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워드는 방명록에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줘서 고맙다”라고 적었다. 워드는 민속촌을 떠나며 “내가 옛날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아마 튼튼한 농부가 돼 농사를 지었을 것”이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앞서 워드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펄벅재단 주최로 열린 ‘하인스 워드와 함께 혼혈아동 희망 나누기’ 행사에 참석했다. 워드가 언론의 지나친 관심에 따른 부담과 피로 누적 등으로 공식 일정을 일부 취소하는 와중에도 반드시 참석하겠다고 했을 만큼 애착을 보였던 행사였다.
워드는 강연에서 “내가 한국을 방문해 혼혈아동들이 어려움과 편견에서 벗어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린 시절에는) 많이 힘들었다. 흑인 친구들은 나를 한국인이라고 했고, 한국인 친구들은 나를 흑인이라고 했고, 백인 친구들은 흑인 또는 한국인이라고 했다”며 아픈 속내를 내비쳤다.
워드는 친필 사인이 들어간 미식축구 공을 혼혈아동들에게 직접 선물하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워드는 국내 혼혈아동들에 대한 장학금 지원 등을 약속했다. 워드는 이어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시구를 했다. 워드는 11일 출국 기자회견을 한 뒤 다음날 한국을 떠난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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