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제일은행을 매각해 1조원이 넘는 차익을 남긴 뉴브리지캐피탈에 대해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
뉴브리지캐피탈에 대한 국세청의 과세방침과 논리는 은행매각으로 거액차익을 남긴 공통점을 갖고 있는 론스타 과세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울러 향후 이중과세방지협정 등 조세조약을 악용하는 외국자본에 대해 국세청의 적극적인 과세가 예상된다.
이주성 국세청장은 7일 국회 재경위에 출석, 뉴브리지캐피탈에 대한 과세의향을 묻는 열린우리당 우제창 의원의 질의에 대해 “납세 신고기한인 지난달 말까지 기다렸지만 뉴브리지측이 신고하지 않았다”면서 “현행 법 테두리 안에서 과세를 긍정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브리지캐피탈은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 제일은행을 5,000억원에 인수, 국내은행의 외국자본지배 시대를 연 미국계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탈은 지난해 제일은행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매각해 약 1조1,800억원의 차익을 남겼으나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국세청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뉴브리지캐피탈의 제일은행 매각사례를 정밀 분석한 결과, 현행 세법으로도 과세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원천징수의무자(제일은행을 인수한 스탠다드차타드)도 있기 때문에 조세채권확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세금액은 매각차익의 25%와 매각금액의 10% 가운데 적은 쪽을 택하게 되어 있으나 여러 변수가 있어 아직 세액추정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 청장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차익 역시 과세할 것이 있으면 과세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청장은 “론스타를 포함해 어떤 외국계 펀드라도 문제가 있다면 과세를 할 수 있다”면서 “지난해 세무조사를 받았던 외국계 펀드 가운데 론스타외엔 모두 추징액을 완납했다”면서 “론스타 추징액에 대한 조세채권확보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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