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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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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전성시대'

입력
2006.04.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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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A시의 국회의원 B씨는 요즘 현직 시장과 시의회의장 등 5ㆍ31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을 피해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시장이나 시의회의장을 한번 만나려 해도 사전에 몇 번이나 사정하다시피 해야 했던 과거와는 딴판이다.

각종 행사장에서의 위상변화도 놀랍다. 예전엔 각종 행사장에서도 겨우 뒷자리에 좌석이 배치되거나 어떤 때는 자리조차 마련되지않아 서운한 감정을 억눌러야 했던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니었지만 이젠 단체장과 나란히 상석을 차지하고 있다.

5ㆍ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위상이 달라졌다. 각 정당들이 기초단체장과 의원 공천권을 중앙당에서 시ㆍ도 공천심사위원회로 넘기면서 국회의원들의 발언권이 세졌기 때문이다.

지역구 사무실에는 출마 희망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을 뿐 아니라 후원금을 내겠다는 사람도 쇄도하고 있어 표정관리를 해야 할 정도이다. 최근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국회의원의 기자회견장에는 현직 단체장 4명이 참석, 끝까지 자리를 지켜 충성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부작용도 심각해지고 있다. 일부지역에서는 기초의원 당선 후 2년간 의정비를 후원금으로 냈다든가, 또 다른 지역에서는 공천헌금은 기본이라는 얘기까지 떠돌고 있다.

한 공천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다음 선거를 고려해 단체장을 공천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중앙당이 유능한 인물을 전략공천하는 길이 원천적으로 봉쇄된 느낌”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유급제 도입으로 기초의원과 광역의원들이 다수 진입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에 미치지 못한 것도 지역구 의원들의 입김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구미경실련 조근래 사무국장은 “지난해부터 기초단체장 및 의원의 정당공천폐지운동을 벌였지만 국회의원들의 집단이기주의로 실패, 결국은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의 시녀로 전락했다”며 “중앙과 지방이 대등한 관계에서 상호협력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k.co.kr이정훈기자 jhlee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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