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의 법칙’이냐, ‘역사의 탄생’이냐.
울산 모비스(1위)-전주 KCC(5위), 서울 삼성(2위)-대구 오리온스(6위)가 각각 7일과 8일부터 5전3선승제로 펼쳐지는 2005~0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다툰다.
확률은 상위권팀 모비스와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9시즌 동안 정규리그 3위 이하팀이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오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러나 노련미에선 KCC와 오리온스가 한발 앞선다. 2003~04시즌 챔피언 KCC와 2001~02시즌 챔피언 오리온스는 최근 4시즌 동안 두 차례씩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오른 ‘관록’을 자랑한다.
‘초보’ 모비스 vs ‘베테랑’ KCC
KCC의 베스트5는 전원이 30대다. 특히 ‘노장 트리오’ 이상민(34) 조성원(35) 추승균(32)은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6번이나 경험한 만큼 단기전과 고비에서 강하다.
하지만 체력 만큼은 양동근(24) 크리스 윌리엄스(26) 등 ‘영건’들이 주축인 모비스를 따라갈 수가 없다. 고참 우지원조차 생애 첫 4강 무대에 올랐을 정도로 큰 무대 경험은 없지만 패기 하나만은 ‘베테랑’들도 혀를 내두른다.
그런데 묘하게도 사령탑 대결은 정반대다. 80년대 말 실업 기아에서 당대 최강의 팀을 함께 이끌었던 선후배 사이지만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부상에 따른 조기 은퇴로 베테랑 감독 반열에 오른 반면 허 재 KCC 감독은 최장수 선수로 뛰다 갓 지휘봉을 잡은 ‘초보’다.
삼성 서장훈 vs 오리온스 김승현
골밑이 묵직한 삼성과 스피드가 매서운 오리온스의 격돌은 결국 서장훈과 김승현의 대결로 압축된다. 둘은 서장훈이 SK에 몸담았던 2001~02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딱 한번 맞붙었다.
결과는 김승현의 승리. 오리온스는 ‘거물신인’ 김승현을 앞세워 SK를 7차전 혈전 끝에 4승3패로 누르고 창단 후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서장훈으로서는 4년 전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맞은 셈이다. 마침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4승2패로 우위다. 김승현(발뒤꿈치)과 김병철(발목)의 부상으로 신음하는 오리온스는 6강에서 동부와 3차전 혈전을 벌인 터라 체력은 떨어졌지만 자신감만큼은 삼성에 뒤지지 않는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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