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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음식 - 박재은의 음식이야기 - 식이섬유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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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음식 - 박재은의 음식이야기 - 식이섬유 드세요

입력
2006.04.0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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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따뜻해지면서 다이어트가 또 화두에 오르기 시작한다. 셔츠에 스웨터에 외투에 꽁꽁 숨겨져 있던 속살이 긴장하기 시작한다. 가까운 쇼핑몰에 나가보면 긴장은 걱정으로 바뀐다. 가느다란 어깨끈 블라우스, 배꼽이 보일 듯 아슬아슬한 청바지, 여름까지 입기 좋은 얇은 원피스….

옷이 얇아지는 것은 비단 여성들만의 일이 아니다. 중년 남성들이 이마 주름을 펴는 시술을 받고, 예쁜 남자가 덕을 보는 이 시대, 남자들도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를 비켜가기 힘들다.

특히 ‘뱃살’이라 불리는 복부비만은 남녀노소할 것 없이 모두의 걱정거리. 통통한 체격을 가졌어도 복부가 탄탄하면 건강해보이지만, 팔 다리가 아무리 날씬해도 배가 볼록하면 맵시가 안 난다. 복부비만은 외관상의 문제만이 아니다. 복부의 상태로 건강 상태를 가늠할 만큼 내과적으로도 아주 중요하다.

♣ 식이섬유

식이섬유란 말 그대로 먹을 수 있는 섬유질을 말하는데, 우리의 몸 안으로 흡수되지는 않고 몸 밖으로 배출되는 고분자 탄수화물이다. 콜레스테롤과 같이 몸에 해로운 성분이 흡수되는 것을 막기 때문에 비만 방지에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무기질과 같은 영양소의 흡수도 저하될 수 있으므로 과다 섭취는 피해야 한다.

식이섬유가 다이어트와 직결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대장 운동을 돕기 때문. 복부 비만이 내과적으로 안 좋은 이유는 손에 잡히는 뱃살만큼 노폐물이 쌓여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도 좋은데, 화장실을 잘 가면 그 노폐물을 어느 정도 줄여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식이섬유를 충분히 먹고 운동을 곁들이면 노폐물이 덜 쌓일 수 있다는 얘기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찾아보면 사과나 자두와 같은 과일류가 먼저 눈에 띈다. 과일의 식이섬유는 따로 요리를 하지 않아도 되니까 먹기 편하다. 가지고 다니면서 출출할 때마다 간식으로 먹어주면 된다. 아침식사 대용으로 생 과일 주스를 마셔도 좋고, 사과를 얇게 썰어서 감자 칩처럼 바짝 건조시킨 스낵도 식이섬유 섭취에 도움 된다.

잘 알려진 식이섬유 식품 중 다시마나 김, 미역과 같은 해초류가 있는데, 하루 한 번씩은 꼭 먹는 것이 좋다. 소금과 기름을 바르지 않고 구운 김에 밥을 싸서 맛 간장에 톡 찍어 먹으면 김의 향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다시마는 흔히 데쳐서 부드럽게 만든 후에 초장을 찍어먹는데, 밥을 지을 때 넣어도 맛있다. 밥을 공기에 담아낼 때에 다시마도 한두 장씩 함께 담아주면 보기에도 별미고 맛도 촉촉하다.

개인적으로 다시마를 좋아해서, 끓는 물에 듬뿍 우려내어 국물은 냉장고에 두고 다시마는 건져서 간식으로 먹곤 한다. 냉장고에 둔 국물은 찌개나 국, 어묵 탕 등을 끓일 때 밑 국물로 이용하는데 고기 국물보다 칼로리도 낮고 감칠맛이 난다. 게다가 다시마 국물만 있으면 밤늦게 쳐들어오는 남편 친구들을 위해 얼큰한 술국도 뚝딱 끓여낼 수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고구마나 감자류는 그 자체가 식이섬유 반, 수분 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이어트에 좋다. 특히 단 맛으로 인해 고칼로리 식품으로 오해를 받는 고구마는 감자류 식물 중에 가장 식이 섬유가 많이 들어있다. 목이 마르지 않도록 물이나 따뜻한 차를 곁들여가며 천천히 먹을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식사 대용식이 되겠다.

♣ 시금치 보리 리조또 & 고구마 케이크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이용한 간단한 요리법을 익혀 멋진 식탁을 차릴 수도 있는데, 예를 들면 시금치와 보리로 만든 리조또. 리조또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가정식으로, 주로 그네들의 쌀 ‘아르보리오’로 만든다. 우리식의 죽을 만드는 방법과 비슷한데, 오늘은 아르보리오 쌀을 대신하여 할맥을 넣어 보자. 식이섬유 덩어리인 보리를 반으로 썬 것이 할맥인데, 쫄깃한 씹는 맛과 구수함이 일품이고, 반으로 쪼갠 보리라서 비교적 빨리 익는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양파, 시금치를 볶다가 잘 씻은 할맥을 넣어 한데 볶는다. 여기에 시중에서 판매하는 닭 육수나 집에 있는 맑은 국 국물을 넣고 물로 농도를 조절해가며 익히면 완성. 소금과 후추 그리고 치즈가루로 마지막 간을 해주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자. 담백한 맛과 구수한 보리 향기가 봄에 어울린다.

시금치나 브로컬리와 같은 녹황색 채소는 식이 섬유가 가득한 식품들이기 때문에 자주 먹으면 좋다. 찐 고구마를 으깨어 버터, 소금, 설탕에 찹쌀가루 약간을 넣어 반죽을 만들고, 먹기 좋은 모양과 크기로 빚어 준 다음 땅콩가루를 솔솔 뿌려 오븐에 구우면 고구마 케이크가 완성된다. 제과점의 그것보다 만들기 쉽고, 밀가루를 넣지 않아서 소화가 잘 된다. 노인식이나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으니, 화장실에 못 가서 울음을 터뜨리는 아기들을 위해 준비하면 좋겠다.

살 빼는 약, 살 빼는 시술, 단식 등의 극단적인 방법을 찾기 전에 매일 먹는 한 끼부터 식이 섬유를 챙겨보자. 아직 춘 사월이니까 100일 작전으로 식이섬유를 먹다 보면 한 여름쯤, 조금은 얇아진 배로 해변을 거닐 수 있지 않을까.

EBS 요리쿡 사이쿡 진행자 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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