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가 네 발 달린 뭍짐승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밝혀줄 화석이 발견됐다.
미국ㆍ캐나다 공동연구팀은 “북극에서 1,000㎞ 떨어진 캐나다 엘레스미어섬에서 발견된 화석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단계의 생물종임을 확인했다”며 “이 생물종은 3억8,000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5일 발표했다.
이 화석은 이누이트 말로 ‘얕은 물에 사는 큰 물고기’라는 뜻인 ‘틱타알릭’이라고 명명됐다. 이 연구팀의 논문은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6일자)에 게재됐다.
몸 길이 2.7㎙의 이 화석은 두개골과 목, 갈빗대에다 네 발 짐승에서 볼 수 있는 팔ㆍ다리뼈 뿐만 아니라 원시어류의 턱과 지느러미, 비늘도 갖추고 있다.
연구팀을 이끈 미 시카고대 생물학과 닐 슈빈 교수는 “물고기와 네 발 짐승의 중간 단계에 있는 틱타알릭 화석은 우리 포유류의 먼 조상이 물을 막 떠나기 시작했을 당시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원시 어류 판데릭티스와 초창기 육지 동물 아칸토스테가의 존재를 이미 오래 전에 확인한 고생물학자들은 둘 사이의 중간단계 생물이 3억9,500만~3억4,500만년 전 데본기(紀)에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슈빈 교수팀은 1999년부터 데본기 지층이 있는 캐나다 북부에서 탐사작업을 벌이다 2004년 틱타알릭 화석을 찾는 데 성공한 뒤 분석을 거듭해왔다.
미국과학재단(NSF)은 틱타알릭 화석을 이집트 상형문자 해독의 결정적 열쇠가 됐던 ‘로제타 스톤’에 빗대어 “진화 연구의 로제타 스톤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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