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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추악한 욕망의 공간 '스위트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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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추악한 욕망의 공간 '스위트룸'

입력
2006.04.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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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룸은 공간의 폐쇄성과 화려함이라는 두 가지 특징으로 인해 인간 욕망의 극단을 실험하기에 썩 괜찮은 장소다. 1950년대 미국 연예계를 배경으로 화려한 쇼비즈니스 세계의 허구와 그 속에 감춰진 인간의 추악한 욕망을 까발리는 영화 ‘스위트룸’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가장 화려한 것을 손아귀에 쥔 인간의 원초적 모습을 조명하는 ‘인간 욕망의 보고서’다.

미국 연예계 최고의 스타 콤비인 래니(케빈 베이컨)와 빈스(콜린 퍼스)의 화려한 이면에는 팬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밀스런 사생활이 숨겨져 있다. 제멋대로인 악동 래니와 젠틀한 매너의 빈스가 약물과 성에 탐닉하며 방탕하게 생활하는 동안 매니저 루벤(데이빗 헤이먼)은 이들의 모든 뒤처리를 전담한다.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소아마비 기금 생방송’ 전날, 그들은 긴장을 풀기 위해 최고급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웨이트리스 모린(레이첼 블랜챗)을 불러 환각의 섹스파티를 벌이지만, 다음날 방송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 이들을 기다리는 건 모린의 전라 시체. 래니와 빈스의 알리바이가 뚜렷해 사건은 자살로 종결되지만, 이 사건으로 두 사람은 결별을 하고, 20년 뒤 이들의 열혈 팬이었던 작가 카렌(알리슨 로만)이 그 사건에 관한 책을 쓰기 위해 접근하면서 감춰졌던 진실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영화는 래니와 빈스, 루벤 세 사람의 상반된 증언과 각자가 서로를 관찰하는 시선의 교차를 통해 ‘라쇼몽’ 같은 다중의 진실을 구축하려 하지만, 산만한 구성 끝에 드러나는 진실의 실체는 다소 싱겁다.

영화 ‘일급살인’ ‘미스틱 리버’ 등을 통해 미국적인 자유분방함을 선보여온 케빈 베이컨과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에서 영국 신사의 전형을 보여준 콜린 퍼스가 전형적인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약물중독과 동성애, 양성애 등의 파격을 연기하는 모습이 다소 낯설다. 원제는 ‘Where the truth lies’로 ‘엑조티카’를 만든 캐나다 출신 아톰 에고이안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6일 개봉. 18세.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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