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 후임 사무총장 선임 문제를 둘러 싸고 신상우 총재의 지도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지난 4일 이상국 전임 총장이 전격 사퇴함에 따라 현재 프로야구 실무를 총괄할 사무 총장 자리는 공석 상태다.
KBO는 신 총재의 재추천 절차가 문화관광부의 승인을 거쳐 최종 마무리되는 대로 이사회를 열어 신임 총장 선임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신 총재는 5일 출입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당분간 이상일 사무차장이 총장 대행을 맡게 될 것”이라며 “후임 총장 선임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기 보다 야구계의 여론을 수렴, 적임자를 고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총재는 이어 “KBO 사무총장은 자신을 내세우며 세를 과시하는 자리가 아니다. 후임 총장은 야구 발전을 위해 봉사할 분이 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 총재의 이날 발언과 달리 현재 야구계에서는 방송 해설가 H씨의 총장 내정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야구인들의 모임인 일구회의 일부 인사가 H씨를 총장에 옹립하기 위해 신 총재의 친인척이나 측근에 줄을 대는 등 대대적인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프로야구계의 한 인사는 “H씨가 총장에 임명될 경우 기록위원장과 KBO 사무처를 측근들로 채운다는 설이 파다하다”고 밝혔다.
신 총재가 후임 총장 선임 문제를 개막 이후로 미루는 것도 여론을 살피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구단 사장은 “만약 그렇게 된다면 KBO와 구단이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선배로 취임 당시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던 신 총재가 KBO마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채운다면 ‘정치인 총재’의 태생적 한계를 스스로 드러내는 셈이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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