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외환은행 매각을 주도했던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는 “책임 있는 당국자라면, 누가 그 자리에 있었더라도 똑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 대표는 감사원 조사 직전인 4일 저녁 기자와 만나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팔지 않았다면, 환란에 버금가는 제2의 금융위기가 왔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03년 6월 외환은행 BIS가 9.6%였다. 때문에 연말 전망치 6.16%는 조작 의혹이 있다.
“BIS가 8% 아래 라고 발표했다면,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졌을 거다. 다른 은행이 현대건설에 60% 충담금을 쌓는데 외환은행이 20%만 쌓는다면, 그건 실상을 보여주는 BIS비율이 아니다.
론스타의 자본유치를 뺀, 연말 실적치가 4.4%였다는 자체가 6.16%는 실상을 반영했다는 증거다. 5장의 팩스와 외환은행 허모 차장 컴퓨터내 문서의 수치가 다르다고 하는데, 외환은행이 소위 ‘비밀회의’에 제출했던 5.4% 자료를 놓고 금감원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 아닌가 추정된다.”
-론스타외 다른 대안은 없었나.
“모건스탠리를 통해 매수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공개입찰도 아니고 투자제안서도 안 돌렸다고 지적하는데, 팔 물건의 정보가 다 공개되는 형태로 매수자를 찾았다면, ‘외환은행이 갈 데까지 갔구나’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금융혼란이 올 게 뻔한 것 아닌가.”
-신주 매각가가 4,000원으로 헐값매각 의혹도 있는데.
“외환은행을 팔고 난 뒤 론스타가 ‘물렸다’는 평가가 파다했다. 한 시중은행장은 ‘론스타가 제정신이 아니다’고 말했고, 시중은행을 인수하기도 했던 외국계펀드 회장은 ‘우리 같으면 외환은행에 현금 안 박는다’고 하기도 했다. 론스타는 그만큼 위험을 감수한 것이다. 뉴브리지도 관심이 있었지만, 같은 미국계끼리 경쟁을 않는다는 차원서 포기한 것으로 안다.”
-김재록씨를 통한 로비의혹은.
“이헌재, 진념 전 장관들로부터 전화 한 통화 받은 적 없다. 김재록씨가 한번은 민원을 제기해 안 들어줬더니, “금융정책국장도 별 것 아니네”라며 섭섭해 한 적 있다. 당시 (김재록을) ‘조심해야 할 인물’로 보고하기도 했다. 론스타처럼 국제적 명성이 중요한 글로벌펀드가 로비를 한다는 것은 생각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정부 관료들이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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