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 2주년이 되었다. 협정 발효 전 한 자리 수에 그쳤던 우리 제품의 대칠레 수출 증가율은 50%대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고 수입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나 FTA가 양국 간 무역신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 휴대전화, 합성수지, 타이어 등의 수출 호조로 현지 수입점유율이 2003년 3.0%에서 2005년에는 3.6%로 상승해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하였다.
수입에서는 동광, 동괴 등 국내 산업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수입이 늘었고 그 외 돼지고기, 포도주 등의 수입도 증가했다. 2년간 총 수입 증가액에서 포도주를 제외한 순수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1.6%에 불과해 우리 농업에 대한 영향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아직 관세인하가 완료되지 않아 판단을 내리기에는 다소 이른 면도 없지 않으나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칠레 FTA는 일단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에 끝난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프로야구 역사가 일천한 우리나라가 세계 유수의 팀들과 경쟁해서 4강까지 진입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일까? 첫째는 물론 선수들의 정신력과 코칭 스태프의 조직적 대응이다.
둘째로 성적이 부진하면 2군행이나 연봉삭감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생존경쟁에서 선수들은 자신들의 경쟁력을 키워 왔다. 셋째는 외국 선수의 영입과 국내 선수의 해외진출을 통해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세계 수준의 경기력을 배양할 수 있었다. 넷째로 정부의 지원이 아니라 선수 자신들의 노력이 중요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FTA 협상을 앞두고 있다. 세계 최대이자 가장 앞선 시장인 미국과의 FTA를 통해서 안정적인 수출시장 확보는 물론이고 각종 제도의 선진화와 기술 및 투자 유입을 통해 우리 경제의 글로벌화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그동안 국제경쟁에 노출되지 않았던 국내 서비스 부문의 경우 경쟁력과 서비스의 질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한-미 FTA 협상 개시를 앞두고 많은 논란이 있지만 만약 우리가 미국과 FTA를 하지 않을 경우를 상정해 보자. 멕시코가 FTA 미체결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 타이어 등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우리의 대멕시코 수출이 불가능해진 것처럼 갈수록 우리의 대미 수출은 더욱 힘들어 질 것이다. 특히 중국의 미국시장 잠식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FTA 체결이 지연된다면 우리가 입을 피해는 치명적이다.
세계 4강에 오른 한국 야구의 비결은 우리 제조업이 성장해 온 비결이고 앞으로 우리 농업이, 서비스 부문이 배워야 할 점이기도 하다.
경제주체 각자의 정신력과 이를 조직화하는 정책, 치열한 국내경쟁과 글로벌화, 그리고 정부 지원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국제경쟁력을 제고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어우러진다면 한-미 FTA는 우리 경제를 선진화하고 각 부문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여주는 양약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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