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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요한 것은 북의 냉철한 자기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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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요한 것은 북의 냉철한 자기판단

입력
2006.04.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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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통일부장관이 어제 강연을 통해 “북한의 자기 판단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풀지 않으면 6자회담에 나올 수 없다는 북한의 입장에 대한 지적이다.

최근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미국의 대북 금융압박과 이에 반발한 북한의 버티기가 한반도 정세에 미묘한 변화를 야기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 장관의 지적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북한의 핵 문제 외에 위폐와 마약 불법거래, 인권 문제 등을 동시에 제기하고 있는 것이 일부의 분석대로 북한의 체제변환을 목표로 하는 정책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를 북한의 자금세탁창구로 지목한 이후 북한에 가해지고 있는 미국의 자금줄 죄기 조치는 북한 체제에 큰 부담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기대 이상의 효과를 확인한 미 행정부는 고삐를 더욱 바짝 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이 최근 정치ㆍ경제적으로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는 중국의 지원에 기대 소낙비를 피하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버텨볼 생각이라면 큰 오산이다. 세계경제체제에 편입돼 있는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완전히 무시하고 무한정 북한의 버팀목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설령 부시 대통령 임기까지 버티기에 성공한다 해도 그 이후 상황이 유리하게 전개된다는 보장도 없다. 북한이 버티기를 계속한다면 어렵게 진척시켜왔던 남북교류 협력도 중대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우리는 북한이 선 금융제재 해제 요구를 과감하게 철회하고 6자회담 재개에 응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6자회담은 잘만 활용하면 북한이 국제사회에 정상국가로 등장할 수 있는 유용한 통로가 될 수 있다.

금융제재 문제도 6자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북한은 상황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하루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 우리 정부도 최근의 정세변화에 유의하면서 6자회담의 동력을 복원하는 데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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