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환경에서 중간 규모의 종이 너무 많거나 작으면 생태계가 파괴된다. 경제 환경도 마찬가지다. 중간규모의 견실한 기업, 즉 중견기업이 부족하면 국가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지장이 있다. 바로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소수의 대기업과 수많은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호리병형’이다. 중소기업은 증가하고 있지만 중견기업의 숫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이런 구조가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에서 종업원 500명 이상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확률이 1만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견기업 육성은 당위의 문제다. 중견기업은 소기업과 대기업을 연결하는 허리로 생태계 번성을 위해 필수적인 존재다. 정부 차원에서도 창업이나 초기 단계 지원에서 벗어나 미래의 스타로 커나갈 수 있는 중견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별로 차등 지원해야 한다. 유망 중소기업이 각종 조세감면, 정부조달 등 지원책에서 제외되지 않기 위해 중소기업의 지위를 졸업하지 않으려는 현상은 막아야 된다.
그리고 좁은 국내시장보다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도록 해야 한다. 실제 지난 10년 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도약한 기업들의 대부분이 해외시장을 통해 성장했다.
마지막으로 ‘창업은 쉽고 퇴출은 어려운’ 기업생태계를 개선해야 한다. 부실한 중소기업이 각종 지원책에 연연하는 것보다 자연스러운 퇴출과 인수합병(M&A), 기술거래를 통해 경쟁력 있는 중견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자연 생태계처럼 견실한 중견기업이 없는 기업 생태계는 지속성장할 수 없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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