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3사의 오락 프로그램 편중이 도를 넘었다. 특히 KBS 2TV와 SBS는 전체 방송 프로그램 중 오락 프로그램 비율이 방송위원회가 제시한 편성 상한선인 50%에 육박하는 등 편성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 3일 발표한 ‘2005년 지상파 방송3사의 편성 분석과 그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KBS2와 SBS의 전체 시간대 오락 편성 비율은 50%에 육박하고 있으며, 주시청 시간대에는 그 비율이 더욱 증가해 MBC와 SBS의 경우 오락 편성비율은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시청 시간대에는 방송사의 고질병인 ‘오락 증가, 교양 감소’ 현상이 심화해 MBC는 전체 시간대 편성 비율에 비해 교양 프로그램은 19.9%포인트 감소한 반면 오락은 23.2%포인트 증가했고, SBS 역시 교양은 21.8%포인트 감소한 대신 오락이 12.4%포인트 늘었다.
오락 프로그램 외에도 특정 장르에 대한 쏠림 현상도 심각했다. 어린이 프로그램의 경우 애니메이션 편중 현상이 심해 MBC의 경우 애니메이션 비율이 52.3%였으며, SBS는 70%에 달했다.
자막방송의 경우에도 어린이 프로그램의 경우 MBC는 90% 가까이 자막 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비해 공영방송인 KBS2는 자막 처리를 전혀 하지 않는 등 ‘쏠림’이 심했다. KBS2는 장애인 시청취 지원 프로그램(자막, 수화, 화면해설 방송)의 편성비율도 29.3%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방송사와 독립제작사간 제작비와 저작권을 둘러싼 역학적 쏠림 현상도 여전했다. 방송 3사의 외주 제작비 지급액은 2004년 전체 제작비의 38.1%에서 지난해 33.3%로 4.8% 포인트 감소한 반면 자체 제작비는 감소비율만큼 상승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산업연구팀 관계자는 “특정 장르에 대한 쏠림 현상으로 프로그램 다양성이 훼손돼 궁극적으로 방송사 편성행위의 지향점인 ‘시청자 복지’라는 공익적 가치를 온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시청자에 대한 배려와 함께 산업 전반의 균형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최선의 포트폴리오를 찾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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