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는 3일 지난달 초 터키 여행중 실종됐던 한국인 임지원(29)씨의 시신이 이날 오후 2시께(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외곽 골든 혼(Golden Horn)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임씨의 시신은 가족과 현지에 파견된 한국측 경찰관 등이 입회한 가운데 확인됐으며 현재 정확한 사인을 확인 중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가족에 따르면 임씨는 지난달 7일 숙소인 이스탄불의 동양호텔에 짐만 맡겨둔 채 호텔을 나선 후 행방불명 됐다.
임씨는 15일간의 이집트 단체여행을 마친 후 지난달 2일 터키 여행을 위해 이스탄불로 입국했으며, 다음날 가족들에게 “터키에 잘 도착했으며 8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안부를 전했다.
그러나 임씨는 귀국 예정일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자 가족들은 인천공항에 조회, 임씨의 입국 기록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지난달 13일 외교통상부 영사콜센터와 주터키 대사관에 실종신고를 했다.
임씨의 아버지는 실종신고 나흘 뒤인 지난달 17일 터키로 출국해 현지 경찰과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고 터키 한인회와 터키 한국문화교류협회 등 교민단체는 실종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대대적으로 임씨를 찾아 나섰다.
교민들은 임씨의 사진과 인적사항 등이 적힌 전단지 1만여장을 이스탄불 주요 관광지에 배포했고 한국전쟁 참전으로 우리나라를 혈맹으로 여겨온 터키인들도 적극 동참했다.
임씨의 아버지는 지난달 20일부터 사흘간 터키방송 TGRT의 ‘실종자 찾기’ 프로그램에 출연, 아들을 찾아줄 것을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임씨가 소유하고 있던 임씨 누나의 신용카드가 비밀번호를 3회 잘못 입력해 차단된 사실을 확인하고 금품을 노린 강도에 의해 납치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주터키 대사관 관계자도 “임씨의 사망이 정치적 목적과는 무관해보이며 관광지 범죄와 연계된 듯하다”고 밝혔다.
권혁범기자 hbkwon@hk.c.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 이스탄불 외곽 바다서 발견… 외상 없어
주 터키 한국 대사관 태준열 서기관은 3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임지원씨 시신에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임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기 위해 3일 시신이 발견된 직후 현지 경찰이 부검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시신은 어떻게 발견됐나.
“3일 이스탄불 외곽 골든 혼 지역의 현지인으로부터 바다에서 임씨와 비슷한 모습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제보가 있었다.”
-임씨가 맞는가.
“대사관 직원과 서울에서 파견된 경찰, 한인회장이 현지로 가 발견된 시신을 1차 확인했고, 임씨의 아버지 임형길씨도 현장에서 시신을 확인했다.”
-사인은 뭐라 생각하는가.
“시신에 특별한 외상은 없었다. 부검을 해야 정확한 사인이 가려질 것이다. 현지 경찰은 위속 내용물 등을 확인하면 사인을 어느 정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해왔다.”
-임씨의 소지품을 발견됐나.
“현지 경찰은 임씨의 옷 등에서 소지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혀왔다.”
-임씨의 사망에 테러 단체가 개입했을 가능성은 있나.
“정치적 목적을 가진 단체가 임씨를 납치했다면 뭔가 보상을 요구하지 않았겠는가. 시신 발견지역이 관광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도 등 관광지 범죄와 연관됐을 수 있다. 여러가지 경우를 조사중이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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