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봄바람이 완연하다. 코스피지수가 8일 연속 상승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가 하면 코스닥지수도 사흘 연속 2% 안팎의 높은 상승세를 보이며 68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조정장세가 끝난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긍정론자들은 무엇보다도 수급 개선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코스피 시장의 경우 기관이 7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외국인도 최근 10 거래일 중 8일 동안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은 최근 7일 연속 선물에서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매일 1,000억~3,000억원대의 프로그램 순매수 행진을 이끌어내고 있다.
코스피의 경우 은행 등 금융 종목, 코스닥의 경우 인터넷 종목들이 크게 상승하면서 시장의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는 현상도 고무적이다. 주도주의 부상이 다른 종목들의 연쇄 상승을 이끄는 모습은 강세장의 전형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가 세계 각국의 경기지표들이 경기확장세의 지속을 시사해주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보기술(IT) 등 수출주의 1분기 실적 악화에 대해서도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데다가 실적 전망치도 꾸준히 낮아진 만큼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리츠증권 서정광 투자전략팀장은 “2월 경상수지 적자로 원화 강세 요인이 완화돼 수출기업들의 2분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증시가 일단 반등세로 돌아선 만큼 1,400선까지는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반면, 아직은 추세전환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역시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부담감을 떨칠 수 없는데다가 프로그램 매매에서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1분기와 2분기에 대한 실적 전망치가 계속 낮아지는데다가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움직임, 경기선행지수 상승 행진의 마감 등 악재가 적지 않다”며 “전고점 상향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박소연 연구원도 “최근 증시가 뚜렷한 매수주체 없이 프로그램 매수에 의해 오른 점은 부담”이라며 “이로 인해 잠재매물이 될 수 있는 매수차익 잔고가 올들어 최고 수준인 1조4,000억원에 육박하고 있어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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