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로 태어난 것은 본인 잘못이 아닙니다. 희망(Hope)과 자부심(Pride)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하인스 워드(30)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한 살 때인 1977년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지 29년.
미 프로풋볼리그(NFL) 영웅으로 우뚝 서 3일 고국을 찾은 워드는 자신이 품어 왔던 희망과 꿈을 이 땅의 혼혈인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어 했다.
워드는 이날 오후 4시55분 어머니 김영희(55)씨와 함께 대한항공 036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워드는 오후 5시30분께 입국장에서 꽃다발을 안은 채 수많은 보도진과 환영 인파를 향해 특유의 밝은 미소로 인사했다. 고국에서의 첫 소감에는 그를 정상의 자리에 서게 한 성실함과 겸손함이 가득 베어 있었다.
워드는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와서 기쁘다. 비행기에서 한 숨도 자지 못했다”며 설레임을 드러냈다.
그는 또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한국의 바다와 섬들이 매우 아름다웠다”며 “어머니가 자란 곳을 둘러보고 한국에 대해 많이 배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워드는 “한국 국민들이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워드는 이날 우리나라 브랜드로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로고의 티셔츠와 야구모자를 착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3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김씨는 “워드와 함께 민속촌과 경복궁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입국장에서 간단한 인터뷰를 마친 뒤 숙소인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로 떠났다.
워드 모자는 4일 오전 10시 롯데호텔 에메랄드룸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뒤 청와대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 내외와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워드는 5일 서울시에서 명예시민증을 받고 6일에는 자신이 태어났던 이화여대 동대문병원을 방문한다.
워드 모자는 8일 펄벅재단이 주최하는 ‘혼혈 아동과의 만남행사’에 참석하고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자로 나서는 등 9박10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12일 출국할 예정이다.
이날 워드 모자의 방한에는 워드의 개인 사진사인 어재연(34)씨와 미 로스앤젤레스 소재 사우스웨스턴 로스쿨 출신으로 워드의 한국측 일정을 맡은 변호사 김해원(39)씨 등이 동행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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