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타자 이승엽(30)이 ‘승사마(樣)’로 추앙받고 있다.
이승엽은 도쿄돔에서 열린 요코하마와의 개막 3연전에서 2홈런을 포함, 5안타 4타점의 맹공을 퍼부으며 일찌감치 일본 프로야구의 얼굴 격인 요미우리 4번의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일본어 ‘사마’는 상대에 대한 극존칭 표현으로 열도에 메가톤급 한류 열풍을 몰아친 ‘욘사마’ 배용준 덕에 잘 알려진 단어다.
일본의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닛폰은 3일 ‘승사마’라는 큰 타이틀을 붙인 1면 기사를 통해 앞으로 일본 프로야구에 불어 닥칠 이승엽 열풍을 예고했다.
스포츠닛폰의 야구 평론가로 93, 94년 요미우리 1군 타격 코치를 지낸 나카하타 키요시(52)씨는 “개막 3연전에서 이승엽을 보면서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가 떠올랐다.
조금 이른 평가인지는 모르지만 그 정도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며 볼카운트가 2-2로 몰린 가운데서도 바깥쪽 높은 공을 밀어쳐 좌중간 펜스를 넘긴 이승엽의 뛰어난 타격 감각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선수단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쳤던 마쓰이를 회상하면서 외국인이지만 개막전부터 벤치의 분위기를 쥐락펴락한 이승엽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일 3차전에서 요미우리의 간판 스타인 5번 다카하시 요시노부가 이승엽의 홈런 스윙을 참고로 똑 같은 코스에 연속타자 홈런을 날린 것이 바로 ‘4번 타자 효과’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요미우리 계열의 스포츠호치도 1면 머리기사로 요미우리가 이승엽의 활약으로 2001년 이후 5년 만에 개막 3연전에서 2승 이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닛칸스포츠는 “이승엽이 3년 만에 사령탑으로 복귀한 하라 감독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개막 3연전을 중계한 일본의 야구 해설가들은 “이승엽이 기대만큼의 결과를 낸다면 요미우리 타선은 가공할만한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며 요미우리 시대의 부활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기도 했다.
열도 야구팬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요미우리 4번 타자로서 멋진 스타트를 끊은 이승엽의 활약은 올 시즌 내내 일본프로야구의 화제거리가 될 게 분명하다.
이승엽은 4일부터 도쿄 진구구장에서 야쿠르트와 3연전을 갖는다.
도쿄=양정석통신원 jsyang061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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