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 등산가가 신체 장애인을 업은 채 알프스를 등정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구치 겐(野口健ㆍ32ㆍ사진)씨를 대장으로 하는 일본 등반팀은 오는 8월 초 교통사고로 휠체어를 의지하고 있는 자영업자 우치타 세이시(內田淸司ㆍ43)씨와 근이완증을 앓고 있는 고교생 이데 교가(井出今日我ㆍ18)군을 업고 알프스 브라이트호른 봉(4,164m)에 오를 계획이다. 3,820m 지점까지는 케이블카를 이용하기 때문에 실제 등반 높이는 300m 정도 밖에 안된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정상에 오르려면 초인적인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근 일본 쓰쿠바(筑波)대 연구팀이 개발한 몸에 착용하는 ‘로봇 셔츠’를 사용하기로 했다.
로봇 셔츠는 착용한 사람이 움직이는 순간 센서가 전기신호를 감지해 필요한 힘을 지원하는 원리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등 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 쓰쿠바대 연구팀은 등반팀을 지원하기 위해 등산용 로봇 셔츠 제작에 돌입했다.
노구치씨는 우치다씨로부터 알프스에 오르고 싶다는 간절한 편지를 받고 이번 등반을 결심했다. 안전을 위해 간호사 등을 포함해 15~17명의 등반팀을 구성할 계획인 노구치씨는 이들의 저산소 적응 훈련 등을 위해 7월 중 후지산에서 합숙도 실시할 예정이다.
에베레스트를 오염시키고 있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국제 등반활동을 펼치는 등 환경운동가로도 잘 알려진 노구치씨는 25세 때 에베레스트 등 세계 7대륙 최고봉을 정복한 젊은 산악인이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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