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내륙고속도로 북충주 IC 인근 충북 충주시 노은면 신효리 일대. 산을 깎고 흙을 실어나르는 중장비 소리의 굉음이 요란하다. 고즈넉한 산골 마을인 이곳은 내년 5월이면 천지개벽을 한다. 44만평 부지에 27홀 크기의 금강센터리움 컨트리클럽이 들어서는 것이다. 여기서 불과 10㎞ 떨어진 충주시 앙성면 지당리에 들어설 상떼힐 컨트리클럽(18홀)도 6월말 개장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충청도에 골프장 건설 열풍이 불고 있다. 행정도시 건설과 서해안 개발 붐을 타고 민간업자는 물론 자치단체까지 경쟁적으로 골프장 건설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 등은 생태계파괴 등을 이유로 강력 반발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충청은 골프장 천국
현재 충북도내에서 건설 중이거나 사업 추진중인 골프장은 17곳에 달한다. 이미 운영중인 골프장 (10곳)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골프장이 몰리는 곳은 수도권과 접근이 쉬운 청원, 진천, 음성 지역. 청원군은 지역 3곳에서 한꺼번에 골프장 개발이 진행중이고, 음성군은 부동산 개발업체가 최근 27홀 골프장을 갖춘 골프 대학을 설립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H리조트는 진천군 만뢰산 일대 100만평에 골프장 등 대규모 레저타운 건설을 추진중이다. 이 때문에 이들 지역 부동산 업소에는 “골프장 부지 좀 찾아달라”는 업체들의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
충남도 사정은 마찬가지. 현재 천안에서만 6곳 등 13곳에서 사업이 추진중이다. 특히 안면도와 태안 기업도시 등 서해안 개발지 등을 중심으로 골프장이 대거 늘어날 전망이다.
지자체도 적극 나서
자치단체들도 골프장 사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충북 영동군은 추진중인 종합휴양단지내 40만평에 골프장을 짓기 위해 최근 D건설사를 민간투자부문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괴산군은 장연면 군유지 40여만평에 골프장을 유치하려고 민간 사업자를 물색중이다. 제천시는 천남동 일대 41만평에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올 안에 착공할 계획이다.
자치단체가 골프장 개발에 나서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경제 논리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한해 충주시는 76억원, 청원군은 40여억원, 진천군은 37억원의 지방세를 거둬 들였다. 청원군 한 관계자는 “골프장 한 곳당 수십억원의 지방세가 보장되고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생태계 파괴 논란 가속
그러나 환경단체와 해당 지역 주민들은 생태계 파괴와 난 개발 등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충북도내 환경ㆍ시민단체와 주민 등은 지난 22일 ‘골프장 난립 공동 대응을 위한 주민ㆍ단체 연석회의’를 결성, 저지 운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매월 모임을 갖고 골프장 건설 타당성 및 문제점, 피해 사례 등을 분석해 주민들에게 널리 알릴 계획이다. 충북환경련 염우 사무처장은 “골프장 건설은 토지이용의 비효율성과 환경파괴 오염 등 각종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가족공원, 생태공원 같은 대다수 주민들이 즐기는 공간 조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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