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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 준이치 "그림은 언제나 두근거리는 모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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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 준이치 "그림은 언제나 두근거리는 모험이죠"

입력
2006.04.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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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하늘을 막 날고 싶어요.”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크리에이터의 기쁨을 6살 때 알아버린 10대의 국제적인 일러스트 작가 오노 준이치(16).

서울 종로구 관훈동 관훈갤러리에서의 한국 첫 개인전에 참석한 그의 한국 방문 경력은 2 차례. 이번 전시회는 지난해 가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던 서울 방문이 덤으로 남긴 결과물이다.

전시장 한 쪽 벽면, 왁자지껄한 인사동 거리 일러스트가 눈에 띈다. 빠르게 한 번에 그어 완성한 사람들의 표정에서 당시 느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길에서 음식을 만드는 젊은이와 벤치에 앉아 쉬는 아저씨, 유모차를 끌고 가는 아줌마 등 다채로운 ‘거리의 순간’이 흥미로운 다이아몬드 구도로 담겨져 있다.

그는 “한국인은 일본인과 비교했을 때 자존심이 세고 추진력이 있는 것 같아요. 존재감이 강하다고나 할까? 아무튼 다른 점이 재미있어요”라고 말했다.

유치원 때, 그는 새 깃털을 모았다. 박스에 깃털이 늘어날 때마다 이 정도면 날개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기뻐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들어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깃털 모으는 열정은 사라졌고, 그 때부터 날개를 가진 ‘천사’를 그리기 시작했다.

“제가 그린 사람들이 천사의 날개를 가진 이유라…, 그냥 그림을 그리면서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으면 나도 모르게 날개가 그려져요.”

그는 그림 그리는 학교를 다녀본 적도, 학교에서 미술부에 있어본 적도 없다. 개인전이 성공적으로 치러질까 고민해 본 적도 없다. 그림을 잘 그리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붓 가는대로 자유롭게 그릴 뿐이다. 그릴 때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단지 그 안에 깊숙이 빠져들 뿐. 준이치는 즐거운 일이 있거나 친절한 사람을 만나면 그림을 그리고 싶어진다.

그래서 사람을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렸고 요즘은 부쩍 캐릭터에 관심이 쏠려 그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그의 그림은 참신하고 독창적이다.

6살 때 뉴욕의 거대한 자유 여신상을 보고 압도적인 느낌을 받아 그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준이치. 그래서일까, 가끔 어린 사촌 동생들의 그림을 보고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고 한다. 최고의 선생님이 있다면 어린 아이의 상상력 셈이다.

8살에 일본에서, 10살에 뉴욕에서 개인전을 열고 12살에 백악관에 초청돼 부시 미 대통령까지 만난 ‘일본인 고등학생 작가’ 준이치는 2005년부터 세계적 의류 회사인 르꼬끄 스포르티브(Le coq sportif)의 디자인 파트너로도 활동중이다.

기분을 말로 전하는 것에 서툴러서 그림을 그리며, 그림은 언제나 두근거리는 모험 같다는 그의 또 다른 행보가 자못 궁금하다.

1999년부터 그린 일러스트 50여점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지난 10년간의 작업 영상도 편집해 상영중이다. 전시는 7일까지. (02)733-6469

조윤정 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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