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가 부산 KTF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KCC는 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5~06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 홈 경기에서 경기 종료 3.2초 전 터진 추승균(19점)의 3점슛에 힘입어 KTF를 78-77로 꺾었다. 지난달 31일 1차전(90-80승)에 이어 2연승을 거두고 4강에 오른 KCC는 오는 7일부터 정규리그 우승팀 울산 모비스와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다툰다.
KCC는 2쿼터 5분30초께부터 찰스 민렌드(25점 12리바운드)와 조성원(12점)의 연속 10득점으로 39-30으로 달아났고, 이후 줄곧 10점 내외의 리드를 유지했다. 하지만 KTF의 집념도 만만치 않았다. 4쿼터 초반 55-68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던 KTF는 송영진의 외곽포를 앞세워 이상민과 아써 롱의 4파울로 느슨해진 KCC를 거세게 위협했고, 경기 종료 4분23초전 애런 맥기(24점)의 미들슛으로 마침내 69-68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15.7초 전 신기성의 자유투 2개로 KTF가 77-74로 앞서자 승부는 3차전까지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KCC를 향해 미소 지었다. 추승균이 종료 3.2초 전 파울 유도를 위해 균형을 잃은 채 던진 3점슛이 백보드에 맞고 거짓말처럼 림을 통과한 것. 추승균은 파울로 얻은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켜 승부를 갈랐다.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던 명승부였지만 막판 심판들의 매끄럽지 못한 경기 운영은 오점을 남겼다. 추승균의 3점슛 성공 후 흥분한 KCC 이환우 매니저가 코트에 들어왔고, 이를 심판이 지적하지 않자 KTF 강병수 코치까지 코트에 들어오면서 경기가 10분 여나 중단되는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한 것. 영문을 모른 관중들은 물병을 코트로 집어 던졌고 결국 더블 테크니컬 파울로 양팀의 자유투가 상쇄되는 것으로 사태는 무마됐다.
곽현채 심판위원장은 “양팀 모두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주려고 했는데 허 재 감독이 KCC에만 주는 것으로 오해하는 바람에 경기 진행이 중단된 것”이라고 해명하고 “집행은 정당했지만 운영이 매끄럽지 않았다. 관중이 많고 다들 흥분한 상황이라 심판들의 판단이 무뎌질 수 있다.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제 발생 후 곧바로 KCC의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하지 않고 양팀 항의에 갈팡질팡한 수준 미달의 경기 운영은 결국 선수들이 물병을 피해 벤치 뒤로 숨는 어이없는 광경을 연출하고 말았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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