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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한국 첫 우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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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한국 첫 우주인

입력
2006.04.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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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옛 소련의 유리 가가린은 키가 157.5cm에 불과했다.

초기 우주선의 좁은 공간에는 몸집이 작은 것이 유리했다. 물론 그는 소련이 사상 첫 우주비행을 위해 후보 20명을 고르고 골라 실시한 신체ㆍ정신 적응 테스트와 비행 훈련에서 발군의 성적을 보였다.

소련 지도부가 최종 후보 2명 가운데 가가린을 선택한 이유는 작은 키보다 낮은 출신성분 때문이었다. 가가린은 부모가 집단농장 노동자였고, 자신은 제철소 기능공에서 전투기 조종사로 입신한 배경을 지녔다.

■가가린이 우주인이 된 계기는 고등기술학교 위탁교육을 받으면서 항공클럽에 가입, 경비행기 조종을 배운 것이다. 여기서 그는 불굴의 인내와 노력을 보였고, 졸업과 함께 군 비행학교에 들어가 전투조종사 훈련을 받았다. 이어 조종장교로 임관, 노르웨이 접경의 무르만스크 지역 영공을 초계하는 미그 15 요격기 조종사로 근무했다.

대한항공 여객기가 요격당해 불시착한 적이 있는 무르만스크 지역은 기상조건 등이 가혹하다. 원래 조종술과 판단력이 남달라야 하는 요격기 조종사로서 한층 뛰어난 위기대처 능력을 키운 바탕이다.

■그는 1961년 4월 12일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우주를 비행하면서 “신(神)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산 소련의 우주정복을 시샘한 국제 언론이 지어낸 거짓이었다. 소련은 가가린이 1시간 반 남짓 지구궤도를 도는 동안 역사적 우주비행 성공을 발표했다. 무사 귀환 가능성을 낮게 본 때문이라고 한다.

지구에 안착한 가가린은 영웅 대접을 받았으며, 세계를 돌며 사회주의의 업적을 선전하는 스타가 됐다. 그는 이 역할도 성공적으로 수행, 최고회의 의원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차츰 술에 빠졌으며 1968년 조종교관으로 비행 도중 추락사했다.

■가가린 이후 47년 만인 2008년 4월 우리도 첫 우주인을 배출한다.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과학실험 등을 수행하는 임무다. 러시아측과의 협의가 마무리되면서 후보 선발과 훈련을 맡을 공군 항공의료원도 1일 항공우주의료원으로 개편됐다.

이미 35개국이 450명 가까운 우주인을 배출한 것에 비해 늦었지만 독자적 우주계획 추진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다. 아직은 러시아 가가린 우주연구센터 등의 도움을 받는 처지지만, 머지않아 우리 이름을 단 우주선을 발사하기를 기대한다.

강병태 논설위원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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