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미술계 최대의 위작(僞作) 시비를 불러온 고(故) 이중섭, 박수근 화백의 그림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위작 결정이 고검에서도 그대로 인정됐다.
서울고등검찰청 오병주 부장검사는 2일 이 화백의 차남 태성(56)씨와 김용수 한국고서연구회 명예회장이 이, 박 두 화백의 그림 58점(이중섭 39점, 박수근 19점)을 위작이라고 판정한 서울중앙지검의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항고를 기각했다.
오 검사는 “항고가 접수된 후 2,000쪽이 넘는 기록을 검토했지만 지난해 검찰이 의뢰한 서울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과 종이 탄소연대측정 결과를 뒤집을 만한 반증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3월 이 화백의 차남 태성씨가 부친의 그림을 경매에 내놓으면서 불거졌다. ‘물고기와 아이’ 등 4점이 낙찰됐으나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위작이라고 주장하며 이, 박 두 화백의 그림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 김용수 명예회장이 위작의 배후라고 폭로했다.
이씨와 김 명예회장은 위작 의혹을 제기한 감정협회 위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박수근 화백의 아들 성남씨(58)가 부친의 작품을 위조, 유포했다며 김 명예회장을 고소했고, 김씨는 박씨를 무고혐의로 맞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5개월 간 수사 끝에 문제의 그림들이 위작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김 회장 등이 가지고 있던 두 화백의 그림 2,700여점을 압수했다.
김 명예회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신봉철 변호사는 고검의 처분에 대해“검찰수사를 이해할 수 없다. 대검찰청에 재항고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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