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숨통을 틀어막는 회색도시. 도시문명의 잿빛 위세에 눌려 초록빛은 줄어들고, 환경성 질병이라는 천식과 아토피가 도시문명에 대한 경고를 시작한 지도 이미 오래다.
그렇다고 개발을 중지할 수도, 도시를 버릴 수도 없는 노릇. 도시와 ‘삶’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새로운 도시의 형태를 모색할 때다.
KBS1이 식목일을 맞아 숲을 주제로 한 두 편의 환경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5일 밤 10시 방송되는 식목일 특집 ‘환경스페셜-숲, 도시를 치유하다’와 밤 12시 방송되는 ‘수요기획-숲으로 가는 길’.
‘환경스페셜’은 도시와 시골 출신의 건강 상태를 비교하는 실증적 대비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도시과 청정 지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예상대로 알레르기 유병률에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성인 5명을 대상으로 도시에 있을 때와 숲에 있을 때의 혈압, 뇌파, 맥박, 폐활량 등의 변화를 비교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제작진은 해답을 찾아 독일로 갔다. 산업혁명 이후 대표적인 오염도시에서 녹지비율 56%의 초록도시로 변모한 독일 슈투트가르트를 찾아 ‘도시 생존법’을 찾아보고, 최근 자연과 공생하는 법을 가르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독일의 숲 유치원을 소개한다.
3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숲 유치원은 모든 수업을 숲에서 진행, 아이들이 글자를 배우기 전에 자연을 먼저 배우게 하며, 숲을 통해 건강과 창의력, 사회성을 길러준다.
‘수요기획’은 중국 4대 사막인 내몽고 자치구 ‘모우스’의 징베이당(井背塘)에서 20여년 간 나무를 심고 숲을 만든 인위쩐의 눈물겨운 투쟁 기록을 영상에 담았다.
스무살에 사람 하나 살지 않는 사막으로 시집 와 신랑 바이완샹과 황량한 모래바람을 헤치며 20여년간 숲을 가꾼 이 ‘의지의 여인’으로 인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숲 만들기에 동참하는 과정이 숲의 소중함과 함께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제작진은 “이들이 황사 속을 헤치며 나무를 심는 과정과 오늘날 생명의 터전으로 변한 푸른 숲의 모습, 그리고 이들을 통해 자발적으로 나무 심기에 동참하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 인간의 의지와 실천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변화시키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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