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일 검찰의 현대자동차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을 추켜세우는 발언을 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경제 5단체장을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기업들의 기술개발, 해외진출 등을 보면서 이제는 참으로 기업들이 위대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검찰의 현대차 수사에 대해 “청와대나 정부가 어떤 의도나 정보를 갖고 있지 않으므로 수사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정 재벌을 치기 위한 의도적 수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노 대통령은 강신호 전경련 회장이 “검찰 수사가 신속히 끝났으면 한다”고 말하자 “검찰도 국가기관으로서 속도나 이런 부분을 자체적으로 판단해 잘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을 놓고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청와대가 검찰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론을 다시 밝힌 것이라는 풀이가 있다. 다른 시각은 “청와대가 수사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검찰이 재계의 의욕을 꺾지 않는 선에서 수사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이다. 경제 전체 흐름을 고려, 수사의 완급조절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또 “과거 한중 수교 이전에도 우리 기업인들은 중국에서 가서 장사하지 않았느냐”며 “계절이 바뀌는 것을 제일 먼저 아는 사람들은 기업가이고 그 다음은 정치인인데, 제일 늦게 아는 사람들은 글 쓰는 사람들이나 학자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을 예찬하면서 언론과 학자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대목이었다. 노 대통령은 “재계에서 ‘대통령이 친(親)기업 쪽이 아니다’고 생각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기업에 특별한 거리를 둔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는 전날 3부요인 만찬에 이어 충북 한드미 마을의 막걸리가 반주로 제공돼 눈길을 끌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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