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의 ‘관록’이 부산 KTF의 ‘패기’를 눌렀다.
KCC는 31일 부산금정체육관에서 벌어진 2005~06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1차전 원정경기에서 추승균의 활약에 힘입어 부산 KTF를 90-80으로 꺾고 먼저 웃었다. 이로써 먼저 1승을 낚은 KCC는 4강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에서 첫 경기 승리팀이 4강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총 18차례 중 단 한번 뿐이다. KCC는 2일 오후 3시 홈코트인 전주로 장소를 옮겨 KTF와 2차전을 갖는다.
정규리그 성적에선 KTF가 4승2패로 앞섰다. 하지만 KCC엔 지난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았던 이상민-조성원-추승균-찰스 민렌드가 건재했다. 반면 KTF엔 디펜딩챔피언 동부에서 이적한 신기성 외엔 큰 경기 경험이 부족했다.
먼저 타오른 것도 KCC였다. ‘소리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은 21-20 시소게임을 이어가던 2쿼터 초반 골밑 돌파에 이은 추가 자유투와 3점포를 잇달아 터트리며 기세를 몰았고 아써 롱과 찰스 민렌드가 연속 7점을 합작, 순식간에 34-22로 달아났다.
하지만 KCC의 주전가드 이상민이 벤치에 앉자마자 KTF의 거센 추격이 시작됐다. 황진원 신기성 조상현의 3점포 3방에 이어 전반 막판 이홍수의 버저비터로 39-39 동점을 만든 것.
승부가 갈린 것은 양팀의 용병 켄 존슨(KTF)과 아써 롱(KCC)이 3쿼터 중반 나란히 4파울로 발목이 묶이면서부터. 국내 최장수 용병 민렌드는 골밑에서 맥기를 압도하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고, 추승균은 3쿼터 막판 3점포를 터트려 63-52로 점수를 벌렸다.
KTF는 4쿼터 뒤늦게 조상현의 3점포가 터지며 65-70으로 쫓았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조성원의 속공으로 한숨을 돌린 KCC는 민렌드와 롱의 연속 득점으로 82-70으로 도망가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선수 시절 기아에 함께 몸담았던 추일승 KTF 감독을 밀어내고 먼저 플레이오프 첫 승을 신고한 새내기 사령탑 허 재 KCC 감독은 “이상민, 추승균, 조성원 등은 원래 관중이 많고 큰 경기를 즐길 줄 안다”고 선수들을 추켜세웠다.
부산=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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