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마무리 임박 신호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한국 증시에 외국발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국내 증시와 동조 경향이 가장 강한 일본 증시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국내 증시의 반등 시점이 임박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유럽 증시의 견조한 상승세에 비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일본 니케이지수는 29일 1.49%나 급등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운데 이어 30일에도 0.63% 상승하면서 1만7,000선마저 돌파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일본 제로금리 포기 임박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엔화 약세 기대감 등이 더욱 크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일 양국 지수는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강해 이번 일본 증시 급등이 국내 증시 반등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증권선물거래소의 최근 조사 결과 지난해 1월4일부터 올 3월17일까지 한국과 일본 주가지수의 동조화 정도를 나타내는 상관계수는 0.56으로 미국 증시와의 상관계수인 0.29를 크게 웃돌았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은 “올들어 부진했던 동아시아 증시 중 일본 증시가 전고점을 돌파하면서 한국과 대만 증시도 글로벌 주가 상승 추세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한국 증시가 외국 투자자들의 눈에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 된 만큼 최소한 글로벌 증시의 평균 상승치까지는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관망세를 보이거나 비관론을 제기했던 외국계 증권사들에서도 긍정적인 분석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증권 박찬익 리서치센터장은 30일 “4월 중순부터 한국 증시가 두 번째 도약기를 맞이할 것”이라며 코스피 목표지수 1,500을 유지했다. 박 센터장은 “기업들이 원화 강세의 부정적인 충격을 고려한 실적추정치를 내놓았지만 이는 이미 증시에 반영된 상태”라며 “무역흑자 축소와 미국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970~980원선에서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며 적립식 펀드 등 수급 측면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UBS증권 삭티 시바 아시아전략가도 “한국 증시가 다시 저평가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코스피 목표지수 1,550을 유지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지난해 12월말 15%에서 최근 23%까지 높아졌다”며 “올 하반기에는 한국 증시가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UBS 장영우 리서치센터장도 “최근 주가 하락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9.7배까지 낮아지면서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9.6배에 바짝 다가섰다”며 “악재는 이미 가격에 반영됐고 호재가 수평선을 넘어 올라오고 있는 만큼 다시 한국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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