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계는 “난 외국인!”, 백인계는 “난 한국인이면서 외국인!”, 아시아계는 “난 한국인!”
혼혈 유형에 따라 국가 소속감이 다르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가청소년위원회는 10~18세 혼혈 청소년 70명을 대상으로 ‘다문화 가정 청소년의 사회적응 실태’를 조사한 결과, 아시아계의 51.4%가 한국인이라고 인식한 반면 흑인계는 조사 대상 8명 전원이 스스로 한국인이라고 느끼지 않았고, 백인계 역시 11.8%만 한국인이란 소속감을 표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자신을 외국인이라고 여긴다는 답은 흑인계가 37.5%로 가장 높았고, 백인계 17.6%, 아시아계 10.8% 순이었다. 또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외국인이라고 느끼는 경우는 백인계가 17명중 12명(70.6%)으로 가장 높았다. 흑인계는 8명중 5명(62.5%), 아시아계는 37명중 12명(32.4%)이 한국인이자 외국인이라는 이중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이 때문인지 이민에 대한 생각도 달랐다. 흑인계는 조사 대상 전원이 이민을 가고 싶다고 답했고 백인계는 41.2%가 가겠다고 응답했지만, 외형상 큰 차이가 없는 아시아계는 10.5%에 그쳤다.
또 혼혈 청소년은 경제 수준이 낮을수록 우울감이나 무력감을 느끼는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수준이 ‘상’과 ‘중’에 속한 혼혈 청소년은 5점을 기준으로 우울감이나 무력감을 경험하는 정도가 1.55로 낮은 편에 속했지만 경제 수준이 ‘하’인 경우엔 3.07로 높았다.
하지만 조사대상 혼혈 청소년은 현재 생활에서 불만족 사항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엔 65%가 ‘없다’고 답해 만족도가 높은 편에 속했다. 불만족 사항은 학업 문제(12%), 경제 문제(6%), 친구 문제와 부모 문제, 외모 문제(각 3%), 냉대와 차별(1%) 등이었다.
최영희 국가청소년위 위원장은 “2005년 10월 현재 국제결혼 이민자 자녀 초ㆍ중ㆍ고생 학생수는 6,121명에 이른다”며 “이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청소년위는 이날부터 그 동안 ‘청소년위원회’이던 기관 명칭을 국가청소년위원회로 바꿨다. 지방자치단체와 정당 내 청소년 기구, NGO 등의 명칭과 유사해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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