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사태가 벌어지는 4월은 벚꽃, 진달래, 철쭉 등으로 산천이 일년 중 가장 화사한 색을 입는 시기다. 한국관광공사는 4월의 가 볼만한 곳으로 경남 합천, 충남 공주, 경북 영주, 전남 보성 등 4곳을 선정했다.
▲ 경남 합천-벚꽃 천리
합천댐을 지나 거창까지 이어지는 합천호는 수려한 주변경관 덕에 자동차 여행의 명소로 각광받는 곳이지만 4월에는 도보 여행이 제격이다. 4월이면 합천읍 남서쪽에서 호반도로로 연결되는 백 리 길에 벚꽃이 절정을 이루기 때문이다.
합천호 벚꽃길 중간 즈음에 위치한 합천영상테마파크도 볼만하다. 합천영상 테마파크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촬영지인 ‘평양 시가지’ 세트장과 1940년대 서울역, 이화장, 반도호텔 등 100여 동의 건물을 고증을 거쳐 구현해 놓은 곳으로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됐고 현재는 KBS 대하드라마 ‘서울 1945’를 촬영중이다.
합천호 주변의 산중 으뜸은 황매산이다. 하봉, 중봉, 상봉 세 봉우리가 합천호 푸른 물에 드리우는 산그림자가 세 송이 매화꽃이 물에 잠긴 듯하다 하여 수중매(水中梅)라 불리우는 산이다.
▲ 충남 공주-벚꽃비 내리는 춘마곡
봄에 특히 산사의 경치가 수려해 춘마곡(春麻谷)으로 불리는 정결한 산사 ‘마곡사’. 백제 무왕 41년(640)에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천년고찰이다. 이 절은 백범 김구 선생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명성황후 시해에 분괴한 백범이 황해도 안악에서 일본군 장교를 살해하고 3년 간 숨어 지내던 곳이다. 해방 후 다시 마곡사를 찾아온 백범이 그 때를 회상하며 심었다는 향나무 한 그루가 지금도 대광보전의 널찍한 앞마당에 푸르게 자라고 있다.
‘춘마곡’이란 화려한 별명은 사찰을 가로지르는 태화천변의 벚꽃나무 행렬에서 비롯된 것. 사찰을 휘감아 흐르는 투명한 태화천 위로 벚꽃이 한 잎 두 잎 맑은 공기를 가르며 떨어진다. 사찰의 풍경 소리가 더해져 찬란한 봄을 가슴에 새겨 넣는다.
▲ 경북 영주-사과꽃 향기
영주는 전국 사과 생산의 13%를 차지하는 사과의 명산지로 새하얀 사과꽃을 가장 멋지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소백산 자락인 옥녀봉으로 들어가는 길과 풍기에서 희방사 가는 길 은 주위가 온통 사과밭으로 사과꽃 향이 그윽하다. 희방사역에는 과거와 현재의 모든 길이 함께 공존한다.
중앙고속도로에 단양 넘어가는 5번 국도, 중앙선 철도, 죽령옛길까지 2,000년 역사의 대동맥이 나란히 달리고 있다. 희방사에서 죽령주막까지의 죽령옛길 2.5km는 생태관찰코스로 꾸며 놓아 자연을 벗삼으며 선인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다.
풍기에서 부석사 가는 길(931번 지방도)과 영주에서 부석사 가는 길(935번 지방도)에도 사과밭이 많아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특히 부석사로 오르는 길에 만나는 과수원의 사과꽃은 화엄의 꽃이다. 꽃내음에 취해 걷다보면 불국토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전남 보성-화사한 철쭉꽃
보성군 웅치면의 일림산은 4월 말이면 진분홍의 철쭉꽃으로 뒤덮인다. 2000년에 잡목과 고사목을 제거한 후 일림산의 철쭉은 그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됐다.
총 12.4km의 군락을 이룬 일림산 철쭉은 키가 크며, 색깔이 붉고 선명한 것이 특징이다. 일림산 정상에 오르면 철쭉꽃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저 멀리 제암산, 월출산, 무등산과 득량만의 푸른 바다, 고즈넉한 보성읍이 다 내려다 보여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보성에 왔다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녹차밭이다. 보성읍에서 율포해수욕장으로 가는 국도 18호선을 따라 8km 정도 가면 만난다. 율포 해수녹차탕도 유명하다. 지하 120m에서 끌어올린 암반해수에 보성 녹차를 넣은 건강탕이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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