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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이민법 반대시위 50만 군중동원 결정적 역할/‘라디오 DJ의 힘’ LA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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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이민법 반대시위 50만 군중동원 결정적 역할/‘라디오 DJ의 힘’ LA를 흔들었다

입력
2006.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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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1986년 자동차 트렁크에 몸을 숨기고 불법 이민을 감행했고 10년 전에야 합법적 신분을 취득했던 처지다. 불법체류자들의 목소리를 워싱턴에 전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DJ 에디 소텔로)로스앤젤레스 역사상 최대 규모시위의 하나로 기록될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의 반(反)이민법안반대 시위에 참가한 50만여명의 군중 동원에는 스페인어 라디오방송의디스크자키(DJ)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 일대에서 이날 펼쳐진 시위에 관계기관은 당초 2만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크게 뛰어넘는 대규 모인파가 운집했고 경찰은 시위대를5 0만명이라고 추산했다. 시위 주최측은 이 지역 스페인어 라디오 방송진행자들이 시위대 동원에 큰 몫을 해냈음을 하나같이 인정했다.서비스업 종사자 국제연맹의 마이크 가르시아 회장은“많은 사람들을모은 힘은 순전히 DJ들의 몫이었다.스페인어 방송을 듣는 사람들은 누구나 시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라디오 DJ들이 시민들의 시위 참가를 독려하기 시작한 것은 시위 개최를 열흘 정도 남겨둔 지난 15일.

지난 2일‘천사들의 모후’ 대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과 스페인어 언론매체의 동참을 호소한 캘리포니아주립대 사회학 박사과정의 제시 디아즈, 언론인 하비에르 로드리게스 등은 15일 KBUE FM라디오를 방문, DJ 리카르도 산체스에게 DJ들이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산체스는‘La Nueva’ FM방송의에디 소텔로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소텔로는 본격적으로 DJ들을 규합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20일에는 주요 스페인어방송 DJ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이들은 라틴계의 시위동참을 적극 독려하되 평화적인 시위, 시위 후 거리 청소, 성조기 지참을 강조하기로 했다.

동참한 DJ들은 로스앤젤레스 지역라디오방송 가운데 최고 청취율을기록하면서‘엘 피올린’(지저귀는새)으로 불리고 있는 소텔로를 비롯해, 스페인어방송의 하워드 스턴(미국의 성인토크쇼 등 인기 라디오프로그램진행자)으로유명한레난‘엘쿠쿠이’ 알멘다레스 코에요, KHJ의 움베르토 루나, KBUE의 리카르도‘엘 만드릴’ 산체스 등이었다.

소텔로는“라디오 아나운서로서 하느님께서 기회를 주신다면 내 동포들을 기꺼이 돕겠다고 기도했다”며“우리는 참가자들이 미국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를 원했고 마침내 해냈다”고 말했다.

DJ들을 동참시켜 시위를 주도한 디아즈와 로드리게스는 5월1일 노동자파업과 수업거부를 통해 또 한번의 대규모 평화시위를 펼치는‘2006 위대한 미국의 보이콧’을 준비중이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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