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31일 3부 요인 및 헌법기관장 초청 만찬 때 헌법재판소장과 국무총리(대행)의 의전 서열을 일단 바꾸기로 했다.
그 동안 대통령 초청 행사에서 의전 서열은 국회의장, 대법원장, 총리, 헌재소장, 중앙선관위원장 순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재소장, 선관위원장, 총리대행 순으로 하기로 했다.
의전 서열 변화는 총리 공석 상태에서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총리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는 헌법재판소의 반발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의전 서열에서 헌재소장이 총리 보다 앞서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올해 초 윤영철 헌재소장이 이를 문제 삼으며 청와대 신년 인사회에 불참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에는 총리대행 체제이므로 의전 서열 논란이 자연스럽게 해결됐다”며 “한명숙 후보자가 총리로 정식 임명된 뒤 의전 서열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해선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는 “헌재소장을 대법원장과 함께 사법부를 공동으로 대표하는 요인으로 분류할 수도 있다”는 유권해석도 있어 앞으로 입법ㆍ 사법ㆍ 행정부의 순에 따라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재소장, 총리, 선관위원장 순으로 의전 서열이 정착될 가능성도 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