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29일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강 전 장관은 이날 연세대에서 ‘미래지향적 리더십의 조건’이란 특강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다음달 5일께 입장을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강 전 장관은 이어 “입장공표가 출마선언이라고 보면 되냐”는 질문에 “예”라는 답변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출마여부에 대해 확인조차 망설였던 그간의 신중했던 행보와 사뭇 달랐다.
강 전 장관은 지지율이 거품이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건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라며 자신감도 보였다. 그는 또 이날 오후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지평에서 퇴임식을 갖고 대표변호사직을 내놓았다.
그는 선거를 ‘비(非)호남, 비(非)노무현’ 전략으로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율이 낮은 당과 거리를 두는 ‘시민후보’ 전략이다. 아울러 문화, 생활, 웰빙 등을 키워드로 삼고 캐치프레이즈도 ‘문화도시 서울을 다듬는 강금실’ 등 감성적으로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강 전 장관은 서울시정 스터디에 몰두하고 다양한 공약에 대한 브레인 스토밍에 몰두하고 있다. 지원그룹은 크게 세 부류. 법무법인 중심의 법조인맥과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교수 및 전문가들, 그리고 당에서는 김영춘, 오영식 등 몇몇 의원들이다. 김영춘 의원을 선대본부장으로 내정해놓은 상태다. 우리당 소속 서울시의원 5명도 필요할 때마다 모임에 나와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사실상 출전을 결심하고서 공식 선언을 미루고 있는 것은 당내 경선을 염두에 둔 계산으로 해석된다. 우리당 이계안 의원은 “강 전 장관의 입당이 지연되고 당 지도부가 경선 계획을 계속 미루고 있다”면서 “그 이유가 추후 시간부족을 내세워 경선을 형식적으로 치르겠다는 얄팍한 의도 때문이라면 커다란 비판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강 전 장관은 “미흡한 부분이 있어 좀더 준비해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강 전 장관은 연세대생 600여명과 취재진 50여명이 몰린 이날 특강에서 “리더는 상대의 의사를 결정하고 지배하는 자가 아니라, 상대의 의사를 존중하고 발전시켜나가도록 도와주는 창의적 능력의 소유자”라고 강조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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